삼성그룹이 10년간 1조 5천억 원을 투자해 진행하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올해 지원 과제가 정해졌다.
10일 삼성에 따르면 2013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기초과학, 소재,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과제를 정한 것이 벌써 150건이나 쌓였다.
그 동안 지원 과제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인체•생명공학 등 의료부문 또는 의료기술과 IT(정보기술)의 융합 등을 주제로 한 과제가 전체 150건 중 18건(1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차전지, 태양전지, 발전기 등 에너지를 주제로 한 과제가 5건(3.3%)으로 뒤를 이었고 요즘 뜨는 아이템인 사물인터넷(IoT)이 4건(2.7%)으로 그 다음이다. 사물인터넷은 지난해 지정 테마로 정해지기도 했다.
의료에 대한 관심은 다양하다. 암세포 성장 조절, 질병유발 단백질, 생체분자 네트워크, 새로운 뇌영상 MRI(자기공명영상 단층촬영장치), 항체 대체물질, 하이브리드형 인공 혀, 혈액 내 면역 향상성 등이 주제로 다뤄졌다.
심초음파 유도 심폐소생 로봇 등 IT와 의료가 결합된 사례도 돋보였다. 인공생체 시스템이나 세포 네트워크 등도 비슷한 개념으로 분류된다.
색다른 주제도 눈에 띄었다. 사람의 소유욕 조절 인자를 연구한다든지 자동으로 도수를 조절하는 미래형 안경 등도 지원 과제에 뽑혔다.
삼성이 지원하는 연구 과제에 IT와 의료 부문이 많은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근 발언과도 맥이 닿아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삼성은 IT와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스마트 헬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심사를 맡는 전문가들은 지원과제와 삼성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대 김성근 교수는 "심사기준은 오로지 기술의 원천성과 아이디어의 창의성뿐이다. 삼성의 사업모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