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세계 이동통신사업 자들에게 '가상재화'(Virtual Goods)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하루빨리 시장 선점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 2013'(MAE 2013) 에서 '이동통신사의 미래: 가상공간에서의 경제'(The Future of Telcos: The Cyber Space Economy)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세계적으로 앞선 우리나라의 이동통신환경 변화 양상을 소개하면서 이통사업자들이 전통 서비스에만 고착한다면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시장 변화에 맞춰 하루빨리 가상재화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무선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등 기존 이통사업자들이 주로 제공하던 서비스는 급격히 침체하며 수익이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 회장도 KT의 유 무선 음성 서비스 수익이 2008년 미화 81억달러에서 지난해 58억달로러로 감소했고,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의 등장으로 월간 문자메시지(SMS) 사용량도 ⅔ 수준으로 떨어 진 사실을 털어놨다.
이통사들이 수익 악화에 직면하는 동안 구글과 네이버 같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 업체(OSP)들이 가상공간을 장악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TV와 같은 제조업체들마저 새 로운 위협으로 등장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그러나 이러한 난관에도 새로운 기회가 남아있으며 바로 이 기회를 잡아야 미래 시장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언급한 새로운 기회는 바로 디지털 콘텐츠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I T솔루션, e러닝 등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유통•소비되는 비통신 가상재화다.
이 회장은 "모바일 브로드밴드를 통해 1천배 이상 증가한 가상공간이 바로 이통 사들의 새로운 무대"라며 "앞으로 더 많은 것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것 "이라고 단언했다. 또 이렇게 발전한 가상공간은 국가간 경계가 없는 진정한 자유무역의 장으로 진화하고 가상재화는 글로벌 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KT 가입자들의 경우 한달 평균 1.9GB의 무선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이는 4년 전에 비해 250배 늘어난 수치다.
그는 다행히 사용자환경(UX/UI)의 진화로 언어 장벽이 낮아졌고, 결제 시스템 간편화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구현도 가능해져 이통사들의 시장 진입이 더욱 쉬워 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가상공간에 진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가상재화를 직접 생산하고 유통해 수익 분배를 요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 가상공간 안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분화된 고객 기반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세계 통신사들이 꿈꾼 세계 공동의 앱스토어(WAC)는 환상이 아니었다. 이통사들이 자국 시장에 머물러 있었을 때 구글과 애플은 글로벌 마켓 장악에 성공했다"며 "WAC의 교 훈을 기반으로 애플과 구글처럼 민첩하고 융통성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은 '비가 오기 전에 창문을 수리한다'는 의미의 중국 격언 '미우주무'(未雨綢繆)를 인용해 "통신사업자 스스로 지혜를 모아 가상공간경제에 대비하자"고 제안했다.
기조연설은 MAE 개막행사의 첫번째 순서로, GSMA 의장과 사무총장, 세계 주요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내 이통사 CEO가 MAE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는 처음이라고 KT측은 전했다.
한편 KT는 전날 가상재화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KT는 전날 베트남 1위 통신사 비에텔(Viettel)에 케이팝(K-Pop)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을 각각 7천 개씩 공급하는 음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KT는 비에텔을 통해 현지에 음원을 공 급할 발판을 마련했다.
베트남은 인구가 9천만명에 달하는 세계 14위 인구 대국으로, 통신, 교육, 콘텐츠, 미디어 분야에서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KT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스마트러닝 전문기업 KT OIC와 함께 베트남 정부의 교육훈련부에 스마트러닝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KT측은 "한류 열풍이 부는 베트남에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가상재화 유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이를 계기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영문 기사>
Virtual goods new opportunity for telecoms: KT chief
By Kim Young-won
KT chairman Lee Suk-chae urged global telecommunications firms to swiftly jockey for the position in the virtual goods marketplace.
Delivering a keynote speech at the Mobile Asia Expo 2013 in Shanghai on Wednesday, the head of the nation’s leading mobile carrier said there is no future if they only cling to services they are providing now.
Telecoms should jump into the global market for distribution of virtual goods as early as possible to keep up with the fast-changing market trends, he added.
According to Lee, the importance and value of the traditional communications business will further decline while virtual goods projects that sell for a fee in the marketplace like digital content, applications, IT solutions and e-learning are becoming more important.
He noted, for example, how KT’s voice revenue ― mobile and fixed ― declined from $8.1 billion in 2008 to $5.8 billion last year.
As more and more people use smartphones and the Internet, he said, there is a massive opportunity in virtual goods, including apps, services and digital versions of physical goods. “We must be a producer of virtual goods or be an enabler of them,” said Lee.
Along with Lee, China Mobile chairman Guohua Xi and Telstra’s CEO David Thodey took the podium to deliver keynote spee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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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e01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