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규제도 좋지만 코팅이 안 돼 가시가 올라오는 나무 숟가락은 너무 한 것 아닌가요. 먹고 가려 했는데 나무도 일회용품인 건 마찬가지고요. 대신 쓸 수 있는 쇠로 된 숟가락도 비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고양*'라는 트위터 이용자는 지난 25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해 푸딩을 주문했다. 매장에서 먹고 간다고 말했으나 쇠로 된 식기 대신 나무 숟가락을 받았다. 플라스틱 대신 나무로 만들어진 숟가락은 마감처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푸딩을 떠먹을 때마다 불편을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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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이용자 '고양*' 제공 (연합뉴스) |
그는 연합뉴스에 "숟가락 표면이 거칠고 마감처리가 잘 돼 있지 않아 편의점 젓가락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숟가락은 입과 직접 접촉하는 식기인데 안전성을 고려하면 가시가 느껴지는 것은 문제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지인 중에는 스타벅스에서 제공하는 일회용품이 쓰기 불편해서 다른 일회용품을 사 가는 사람도 있다"며 "플라스틱 줄이기라는 취지는 좋지만 대체품이 불편해서 또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은 본말전도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매장 내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을 목표로 '그리너(greener)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스타벅스 코리아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미흡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지적된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현철 스타벅스코리아 홍보사회공헌팀 부팀장은 "취지에는 동감하면서도 '빨대에서 종이 맛이 난다','불편하다'라고 비판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환경보호와 편의라는 두 가치가 상충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매장에서 드시는 분께 나무 숟가락이 제공된 것은 아마 직원의 실수인 듯하다"며 "종이 빨대 역시 초반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몇 차례의 개선이 이루어진 상태다. 나무 숟가락도 개선 작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환경 보호를 목표로 추진된 일이 소비자 편의와 현실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은 대형마트 종이박스 재활용 규제를 두고도 일었다.
지난달 환경부가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담아갈 때 종이박스를 이용하는 것을 제한하자 "종이 박스는 포장재로 사용 뒤 재활용될 확률이 높은데 이를 제한하면 비닐봉지 등 다른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Cabins*****'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큰 장바구니를 구비하고 쇼핑하러 가는 사람보다 일회용품에 겹겹이 담겨 집으로 오는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젤매니아'에서 '답정너퇴****'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이런 것이 바로 탁상행정이다. 비닐은 그렇다 쳐도 종이박스 재활용은 왜 규제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대형마트에서 종이상자의 재사용을 금지한 것은 수요자의 편의를 지나치게 무시한 측면이 있다"며 "일회용품 관련 규제책을 짤 때 소비자의 편의 등을 고려한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