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3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금융위원회 사무실과 정부 세종청사 내에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특별수사관 등을 파견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공정위는 위원장실·부위원장실·사무처장실·경쟁정책국 기업집단과 등이, 금융위는 자본시장국 산하 자본시장과·자산운용과·공정시장과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측은 "삼성의 뇌물 및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 수사 등에 관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기 위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대상자의 개인 정보나 금융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라고 특검 측은 덧붙였다.
특검은 삼성과 관련된 특혜 입법을 공정위가 지원하려 했다는 의혹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공모한 것으로 지목된 삼성 뇌물 의혹 수사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정위를 중심으로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은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는 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금융위 압수수색은 박 대통령-삼성 간의 뇌물 의혹, 최씨의 ODA 이권 개입 등 양쪽과 모두 관련이 있어 보인다.
금융위의 자본시장과는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올로직스 상장 등 관련 업무를 감독하는 부서이며 자산운용과는 펀드 감독을 담당한다.
특검은 최순실씨가 미얀마 ODA를 이용해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수사 중이며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외환거래 자료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씨 모녀가 독일에서 대출을 받을 때 협력하고 유재경 주미얀마 한국대사가 임명되는 과정에서 중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산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승진과정을 특검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으로부터 박 대통령이 이 본부장의 승진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이 금융위를 통해 은행 측에 박 대통령의 뜻을 전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CJ그룹을 제재하도록 청와대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관한 자료를 특검이 확보 중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