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국제공항에 서 칼부림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고 붙잡힌 용의자가 병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특히 이 용의자는 사제 폭탄을 운반한 것으로 드러나 하마터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참사가 빚어질 뻔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을 보면 전날 밤 뉴올리언스 공항 청사에서 미국 교통안전국(TSA) 요원과 승객을 향해 말벌 제거 분무액을 뿌리고 흉기를 휘두른 남성 리처드 화이트(62)를 경찰이 총을 쏴 제압했다.
가슴과 얼굴, 넓적다리에 총상을 입은 화이트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잃은 채 결국 이날 오후 숨졌다고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제퍼슨 패리시(카운티와 비슷한 행정단위) 경찰국은 2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수사 결과 화이트가 집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화염병 6개와 불을 붙일 때 사용하는 바비큐 라이터가 든 가방을 운반 중이었다"고 밝혔다.
또 공항에 주차된 그의 차에서 용도를 알 수 없는 아세틸렌, 프레온 가스통과 산소통, 연막탄 등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과 AFP 통신은 용의자의 가족과 이웃의 증언을 통해 미국 육군에서 복무한 용의자가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의료 치료도 거부하는 등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공항 B 터미널 보안 검색대에 서 있던 화이트는 갑자기 말벌 제거용 분무액을 꺼내 TSA 요원과 승객들에게 뿌리면서 난동을 시작했다.
분무액 살포 후 허리춤에서 큰 칼을 뽑아 들고 휘두르던 그는 TSA 요원에게 제지 당하자 금속 탐지기를 통해 달아나다가 뒤따라온 경찰의 총에 맞고 쓰러졌다.
이 과정에서 승객 2명이 흉기에 상처를 입고, TSA 요원 2명이 다쳤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에게 발포해 끔찍한 범행을 막은 이는 여성 경위 헤서 슬리브라고 경찰 측은 전했다.
경찰과 TSA는 슬리브 경위가 신속한 판단으로 용감하게 행동해 많은 이들의 생명을 구했다고 칭송했다.
공항 측은 B 터미널을 20분간 폐쇄했다가 다시 열었다. 깜짝 놀란 승객들로 대혼잡이 벌어진 공항은 화이트가 쓰러진 뒤 금세 안정을 찾았다.
중범죄 전과가 없는 화이트가 사망함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동기는 영원히 묻힐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