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바람이 차가워진다. 두꺼운 이불을 장롱 속에서 하나 둘 꺼내어 덮는 계절이다. 조금 무거워진 이불은 몸을 살포시 내리누르면서 따뜻함은 물론이요, 포근함, 푹신함도 부수적으로 전해준다. 몸이 덜 자란 아이들이라면, 포근함과 푹신함은 배로 다가올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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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실제로 이러한 포근함과 푹신함의 근원인 무거운 이불이 몸과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 준다는 것은 최근 몇 년간 과학 연구 주제였다.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7일 이러한 ‘번데기 안에 있는 느낌’(cocooning sensation)에 관한 연구를 몇 가지 소개했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불면증을 앓는 성인 31명을 대상으로 한 2015년 연구에서는 무거운 이불을 덮고 자는 것이 수면자가 수면 도중 뒤척이는 빈도를 떨어뜨리고, 수면 시간을 전반적으로 늘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2. 무거운 이불이 왜 불면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두꺼운 이불이 신경 체계를 안정시키고 긍정적인 생각을 돕는 뇌 전달 물질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3. 아이에게 무거운 이불을 덮고 자도록 하는 것이 집중력 장애나 자폐증 등을 극복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학계의 주장이 있지만, 연구로 검증된 바는 없다. 2014년 한 연구에서는 63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어린이들이 두꺼운 이불에서 편안함을 느꼈지만, 장애 극복과는 관련이 없었다.
4. 작년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된 서적 ‘나의 뇌는 특별하다’(The Autistic Brain)에서는 일부 자폐증 어린이가 물리적 압박을 받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고, 무거운 이불을 덮음으로써 이를 단기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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