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포공항에서 만취난동을 부리다 한때 한국 경찰에 체포된 일본 간부급 공무원이 체포 중 자신의 SNS에 한국을 이상한 나라라고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만취한 채로 김포공항에서 항공사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한국 경찰에 입건된 일본 후생노동성 임금과장인 다케다 고스케(武田康祐·47) 씨는 체포된 상태에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슨 일인지 경찰에 체포돼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맞아서 상처를 입었습니다. 수갑이 채워져 5명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입니다"라고 적었다.
|
일본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의 다케다 고스케(武田康祐·47) 과장 소개글. 그는 19일 김포공항서 만취난동 부려 경찰에 입건됐다. (후생노동성 홈페이지 캡처) |
그는 당시 만취 상태로 항공기에 탑승하려다가 제지하는 항공사 직원을 발로 차는 등 폭행했고,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까지 때려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교도통신은 후생노동성 관계자를 인용해 다케다 씨가 김포공항에서 직원을 폭행한 뒤 "한국인은 싫다" 등의 말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케다 씨는 일본에 돌아온 뒤인 이날도 페이스북에 "사실관계를 보면 취하지 않았다. 흥분했지만 상대에게는 닿지 않았다. 한국인이 싫다고 말한 것은 정치적인 의도에서가 아니라 직원에 대한 분노"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특히 "또 신문(에서 다뤄지는) 사태 (웃음)"라고 적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SNS 등의 글에 웃음을 나타내는 이모티콘 대신 '(웃음)'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사건에 관해 설명하며 이렇게 적으며 여유를 부린 것이다.
그는 지난 7일 자민당의 한 모임에서 최저임금에 대해 발언을 했다가 일본 정부가 이를 공식 부인하며 기사화된 적이 있다.
다케다 씨는 NHK와의 인터뷰에서도 "술에 취하지 않았는데 술에 취했다며 탑승 거부를 당해 문제가 발생했지만, 폭행은 안 했다"며 "소란이 발생해 서로 뒤엉킨 것에 대해서는 상대방에 사죄했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다케다 씨는 휴가를 받아 16일부터 나흘간 한국을 여행했다가 사건을 일으켰다. 일본의 국가공무원들은 해외 여행 시 신고를 해야 하는데, 다케다 씨는 이번 한국 여행 때 관련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은 다케다 씨의 만취난동 소식을 신속하게 전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테레비아사히는 '한국 공항에서 트러블, 후생노동성 과장이었다'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고, 교도통신은 다케다 씨가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