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대학교 남학생 사교클럽의 일탈이 끊이지 않자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오클라호마 대학에서 시그마 알파 엡실론(SAE) 백인 회원들이 흑인을 비하해 큰 사회 문제가 된 데 이어, 이번에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남학생 사교 모임인 카파 델타 로(KDR)가 여성의 나체 사진을 비공개 페이스북에서 공유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KDR는 재학생과 졸업생 회원 144명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비공개 페이스북에 기절한 여자의 나체 사진, 학교 치어리더의 반나체 사진, 신입생 왕따 사진 등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KDR의 전직 회원의 제보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펜실베이니아 경찰은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자 KDR 회원들에게 범죄 혐의를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는 철저한 조사를 거쳐 사건 주동자로 드러난 학생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며 출교 조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KDR 전국지부는 심각한 비행을 저지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지부에 1년간 자격 정지와 함께 조직 개편이라는 자체 징계를 하달했다.
그리스어 문자로 작명된 미국 대학의 남학생 클럽은 친교를 위해 만들어진 전국 조직으로 보통 1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형성된 인맥이 재정 확충에 도움을 주기도 해 대학에서도 쉽게 이 조직을 건드릴 수 없다.
대부분 조직마다 개성 있는 신념과 원칙을 바탕으로 회원들을 규합해 대학과 사회에서 건전한 활동을 펼치지만, 일부 조직의 난잡한 행위가 사교클럽 전체에 먹칠하고 있다고 CNN 방송은 분석했다.
CNN 방송이 소개한 내용을 보면, 최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대학의 시그마 치 회원 5명은 신입생을 따돌리고 때린 혐의로 정학 징계를 받았다.
르누 케이터 이 대학 총장은 경찰 조사에서 이러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해당 학생 5명을 모두 학교에서 내쫓겠다고 밝혔다.
SAE 회원들은 오클라호마 대학에서뿐만 아니라 워싱턴 주 시애틀 대학에서도 흑인을 '원숭이'라고 칭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대학 내에 만연한 성폭행을 다룬 영화 '사냥터'를 제작한 에이미 지어링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에게 성폭행 풍문을 들었는지, 어느 단체가 위험한지를 물었을 때 SAE를 언급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SAE를 '성폭행이 예상되는'(sexual assault expected) 조직이라는 단어로도 변용해 지칭하면서 유독 경계했다고 지어링은 덧붙였다.
학생 전문가인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프랭크 브루니는 "전원 남성인 모임에서 성폭력 관련 문제가 일어나고, 전원 백인인 모임에서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이런 개연성이 높은 미국 남학생 사교 모임에서 일어나는 일탈이 절대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