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리스톨 동물원의 멸종위기 동물들이 직원들의 부주의로 서로 죽이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작년 9월에 브리스톨 동물원의 비사얀 워티피그 (멧돼지류) 암컷 ‘마닐라’와의 교배목적으로 수컷 ‘엘비스’가 입양되었다. 11월쯤에 ‘마닐라’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그 어떤 병의 증상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동물원 수의사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Youtube)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그러다 어느 날 ‘마닐라’는 워티피그 새끼를 낳았다. 수의사들은 ‘마닐라’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수컷 ‘엘비스’와 격리조치를 하지 않았던 상태였다. 당일 ‘엘비스’는 우리 안에서 갓 태어난 새끼들을 전부 죽이고 ‘마닐라’까지 공격했다. ‘마닐라’는 중상을 입었고 수의사들은 ‘마닐라’를 안락사 시킬 수밖에 없었다. 비사얀 워티피그는 전 세계에 생존하는 수가 극소수인 희귀종이다.
몇 주 후 같은 동물원에서 황금사자 타마린 원숭이가 우리를 탈출해 근처에 있는 연못에 빠졌다. 연못에 있는 배수 밸브에 걸린 원숭이는 결국 꼼짝도 못한 채로 그 연못에 있던 수달들에게 잡아먹혔다. 황금사자 타마린 원숭이는 현재 전 세계에 약 1만 마리만 생존하고 있다.
첫 번째 사건에 대해 동물 관계자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닐라가 임신증상을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사건을 예상할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야생동물보호단체 본프리재단장 윌 트래버스는 “비사얀 워터피그 수컷의 행동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동물의 행동과 필요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었다면 이번 사건을 방지할 수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트래버스는 “이런 사건이 브리스톨 동물원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동물원에 대한 규제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