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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북부 폭설…뉴욕 등 5개주 '비상상황' 발령

최고 90cm로 예보되는 기록적 폭설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동북부 지역을 강타했다.

인구 6천만 명 이상이 사는 미국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등 5개 주(州)가 동시다발로 주 차원의 '비상 상황'을 발령했다.

항공기 6천여 편의 운항 계획이 취소됐고, 대중교통 단축과 운전금지령이 내려졌으며, 각급 학교는 이날 조기 하교에 이어 27일 휴교를 결정하는 등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미국기상청(NWS)은 이날부터 이틀간 미국 북동부 지역에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설이 내릴 것이라며 '눈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는 곳은 뉴욕과 보스턴이다.

뉴욕•뉴저지 주 일원에는 이날 아침부터 뿌리던 눈발이 오후로 접어들며 함박눈으로 바뀌었고, 밤부터 '눈폭풍(blizzard)'이 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가능하면 회사에 가지 말고 재택근무를 하라"며 자동차를 몰고 나오지 말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을 당부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직장인들에게 이날 오전만 근무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전날 "우리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눈폭풍이 될 수 있다.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마라.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라"며 경각심을 줬다.

뉴욕 주는 피해가 예상되는 주 남부 카운티(county)들에 주 방위군을 배치하기로 하는 한편 밤 11시부터 간선도로 통행금지도 검토하고 있다.

뉴욕 시는 이날 저녁 8시까지만 지하철을 정상 운행하고, 이후는 감축 운행할 계획이다. 시 외곽으로 향하는 통근열차 역시 밤 11시 이후 감축 운행된다.

뉴저지 주는 이날 주 공무원들을 일찍 귀가시키고 28일 직장에 복귀하도록 하는 한편, 통근열차를 27일 하루 운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네티컷 주도 야간 이동금지 조치와 함께 긴급상황준비령을 발동했다.

대널 말로이 주지사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주내 모든 도로를 밤 9시부터 폐쇄할 것이라며 이같이 명령했다.

그는 또 긴급 상황 준비령을 내렸으며, 버스운행시스템인 '코네티컷 트랜지트'도 이날 오후 8시까지만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 주 당국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보스턴은 27일 하루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항공사들도 예외 없이 '눈폭풍 경보'에 대응하고 있다.

운항 취소된 비행기 편수는 전날 밤까지 4천300여 편이었으나 이날 오후에는 모두 6천여 편으로 늘어났다고 NBC방송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공항은 항공기 이•착륙 전면 금지될 가능성도 있다.

항공사들은 운항 취소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는 한편 예약 항공편의 운항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을 승객들에게 당부했다.

곳곳에서는 기름과 장작, 발전기, 식료품 등을 미리 사는 모습이 목격됐다.

교통이 두절되고 전기가 끊기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시민들이 대비에 나선 것이다.

뉴저지 주 클로스터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작을 구입한 30대 중반의 백인 남성은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강타했을 때와 작년 눈폭풍 때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어린 애들까지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빵, 생수, 제설장비 등 주요 생활필수품이 바닥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의회도 폭설 여파로 의사일정을 연기했다.

미 하원은 이날 오후 인신매매 근절 등과 관련한 법안 6건을 표결처리할 예정이었으나 항공편 결항으로 폭설이 내리는 동북부 지역 의원들의 참석이 힘들 것으로 보고 표결을 취소했다.

또 28일로 예정된 국경강화법의 처리도 미뤄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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