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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123rf] |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구직 중이던 미혼모 용의자가 눈물을 흘리며 용의자 식별 사진(머그샷)을 찍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SNS 상에서 동정 여론과 모금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아이를 보호자 없이 방치한 혐의로 연행돼 기소된 샤네샤 테일러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지난 3월 취업 면접 날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면접 장소 인근에 도착했다.
테일러는 아이들에게 안전벨트를 착용시킨 채 차를 주차하고 면접을 보러 갔으나, 얼마 되지 않아 아동 방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그녀의 SUV는 창문이 깨져 있었으나 수리하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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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두 아이를 키우던 미혼모 용의자가 눈물을 흘리며 찍은 용의자 식별 사진(머그샷). (사진: 스캇츠데일 경찰서) |
그녀는 연행되면서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고, 결국 수사정보로 활용되는 용의자 식별용 사진에도 두 눈 가득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찍혔다. 이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미혼모로서의 그녀의 신상, 체포 경위와 함께 빈곤 속에도 사랑을 다해 아이들을 키우던 그녀의 육아 사진들이 공개돼 동정 여론이 전세계적으로 들끓었다.
이 운동의 선두주자 격인 뉴저지 주의 아만다 비숍이라는 한 여성은 테일러의 사연을 알리고 모금활동을 전개해, 10만 달러 (한화로 약 1억4천만 원)가 넘는 위로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비숍 역시 자녀가 있는 여성으로, 테일러와는 전혀 연고가 없다.
당시 비숍은 아동 방치 사건이 터진 후 테일러의 개인 페이스북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페이지가 온통 테일러 본인의 아이들에 대한 글과 사진으로 가득한 것을 보고 “그녀가 몰인정한 엄마라서 방치한 것이 아니고, 단지 나쁜 실수를 했다는 걸 알았다”고 현지 매체인 MSNBC에 밝혔다.
이어 비숍은 테일러를 위한 모금활동 홈페이지를 만들고, “오늘날 우리의 경제 상황이, 슬프게도 수많은 미혼모들을 이 사건과 같은 잘못된 실수를 범하게 한다”면서 “샤네샤(테일러)도 불우한 조건 속에서 이 같은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며 모금활동의 취지를 사이트에 밝혔다..
이 모금활동의 한 기부자는 “샤네샤 (테일러)씨, 이 싸움에 함께 하겠다는 뜻으로 이 기부금을 드립니다… 불행히도, 당신의 일생 중 그 날 불가항력적인 일이 발생했고… 당신은 정말 좋은 엄마이고, 단지 자식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고 믿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테일러의 변론을 맡은 변호인은 현행법상 그녀가 최대 8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인은 “(테일러는) 미혼모였고, 직업을 구하려고 했고, 불행히도 구직을 한 탓에 연행됐다”고 주장하며, “그녀는 주류 가게에 간 것도 아니고, 파티에 간 것도 아니고, 취업 면접에 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 사건은 최선을 다해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쳤던 한 미혼모에 대한 사건임을 기억해달라”면서 테일러가 전과가 없는 초범임을 지적했다.
이어 변호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테일러가 지지자들에게 직접 쓴 편지를 낭독했다.
“전세계 여러분들이 보내준 사랑과 상냥함, 지지를 보내주신 것에 놀랐습니다. 보내주신 카드와 이메일, 편지를 모두 다 읽었고, 그로 인해 용기를 되찾았습니다. 여러분의 기도가 내 인상의 가장 힘든 날들을 밝혀줍니다. 보내주신 한 편지를 읽고 든 생각이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다 필요하더라 (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저희의 마을인 사실에 감사합니다.”
코리아헤럴드 정주원 기자 (
joowon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