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기관지 근육에는 후각 수용체가 있으며 이 수용체가 특정 냄새로 활성화되면 기관지가 수축 또는 확장된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천식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릴 전망이다.
독일 보훔 루르 대학 의과대학 세포생물학과의 한스 하트 박사는 기관지 근육에는 기관지를 수축 또는 확장시키는 두 가지 후각 수용체가 있으며 각각 특정한 냄새 분자로 활성화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8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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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rf) |
하트 박사는 이 두 후각 수용체를 OR2AG1와 OR1D2로 명명했다.
이 중 OR2AG1 수용체는 바나나와 살구 냄새가 나는 아밀 부티레이트(amyl butyrate) 분자와 만나면 활성화되면서 기관지가 이완-확장된다고 하트 박사는 밝혔다.
이러한 효과는 너무나 강력해 히스타민을 제압할 정도라고 그는 설명했다.
히스타민은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에게서 분비되는 물질로 기관지를 수축시킨다. 아밀 부티레이트는 히스타민만이 아니라 호흡을 어렵게 만드는 다른 알레르기 항원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천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트 박사는 말했다.
아밀 부티레이트는 코에 있는 후각세포와 마찬가지로 기관지 근육세포에서도 동일한 신호전달경로(signalling pathway)를 자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기관지 근육에서 발견된 또 다른 OR1D2 수용체는 백합 또는 은방울꽃의 꽃과 기름에서 나는 냄새에 민감해 이 냄새 분자와 결합하면 OR2AG1 수용체와는 반대로 기관지를 수축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 기관지 근육세포에서는 염증 유발 물질이 방출됐다.
이 같은 사실은 사람의 배양된 평활근 세포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평활근은 의식에 의해 조절되는 횡문근과는 달리 의식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불수의근이다.
이 연구결과는 '첨단 생물학'(Frontiers in Phys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