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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남아프리카에서 즐기는 고급기차여행

(사진제공: 블루 트레인)
(사진제공: 블루 트레인)


케이프 타운에 가까워질수록 지형이 변해감을 느꼈다. 할리우드 서부 지역에서 봄직한 거친 산으로 둘러싸인 관목지를 달려온 우리는 남아프리카 와인생산의 약 20퍼센트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헥스강 근처 포도밭이 보이기 시작했다.

낮게 깔린 구름에 둘러싸여 끝이 보이지 않을것만 같이 뻗어있는 코퍼픽스는 남아프리카의가을이 빚어낸 붉고 황금색의 포도밭에 우뚝 서 있었다. 우리는 차에서 지역 과일주인 텔레마 리에슬링을 마셨다. 환상적인 풍경과 함께 우리는 보보티에 (으깬 달걀, 구운 새우꼬치, 치즈, 멜카르트 타르트와 매운 소고기가 곁들여진 아프리카 전통 음식)를 먹었다.

금요일 우리는 프레토리아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자칭 “세상에서 가장 럭셔리한 열차”라고 불리는 로보스 열차를 타고 1,600여 킬로미터의 여정을 나섰다. 

(사진제공 로보스 레일)
(사진제공 로보스 레일)


영화에서 나올 것만 같은 풍경을 자랑하는 남아프리카는 ‘여행 그 자체’를 사랑하는 조급하지 않은 여행객들이 선호하며 가장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지역이다. 남아프리카의 고급 열차여행 역사는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아프리카의 첫 번째 증기열차는 1860년에 도입됐지만 열차가 운송수단으로 폭발적으로 이용됐던 시기는 금광과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된 19세기 후반부터다. 보석이라는 새로운 부의 축적수단의 출현과 함께 온수가 제공되고 에어컨이 장착된 편안한 열차인 유니언 익스프레스(Union Express)와 유니언 리미티드(Union Limited)가 1920년 초 운영되기 시작했다. 유니언 열차를 시작으로 1946년 블루트레인(Blue Train)이라고 명명된 열차가 만들어졌고 이는 프레토리아와 케이프타운을 가로지르게 되었다.

로보스 열차는 첫인상부터 여타 고급열차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을 자랑했다. 기업가 로한 보스 소유의 철도회사는 로보스 열차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1989년부터 20세기 초 남아프리카와 인근국가를 가로질렀던 증기기관차와 화물차를 아름답게 복구한 차량이다. 프레토리아에서 케이프타운까지는 48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는 정차역의 수가 증가했고 열차의 최대 클립인 시속 60키로미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로보스 열차는 열차 속도를 중시하기 보단 현 세대가 “잃어버린 여행의 미”가 있는 다른 시대(era)로 여행객초대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한다.

로보스 열차의 영업 매니저인 에드워드 미첼은 우리가 로보스 열차에 타기 전 “할아버지 세대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목적지 중심의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라고 언급했다.

로보스 열차를 이용할 여행객들은 옛 시대 여행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승객에겐 한 명의 개인 비서가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승객들은 총 3가지 객실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화려하다고 일컬어지는 로얄스위트에는 욕조까지 딸려있다.

로보스 열차의 모든 인테리어와 가구는 직접 제작되며 화려한 장식으로 마감된다. 디럭스 스위트는 푹신한 침대, 책상, 샤워대와 추가요금을 낼 필요가 없는 미니바까지 딸린 크고 우아한 공간이다.

열차 승객은 아침, 점심, 하이 티와 저녁까지 모두 제공받게 된다. 이들은 작은 징이 울리면 식당칸으로 모이게 된다. 모든 음식은 최상급으로 준비된다. 부드러운 가리비와 레몬이 들어간 네덜란드 소스, 양고기찜과 풍부한 맛의 초콜렛 퐁듀가 그 중 일부였다.

로보스 열차를 타고 케이프타운에 도착한 우리는 프레토리아까지는 블루 트레인을 타고 돌아왔다. 역대 왕과 대통령이 탔다고 하는 블루트레인은 그 자체로 뿌리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객실 책상위에 놓여있는 “B”자 로고가 박힌 펜부터 배게 위 다크 초콜렛에 그려진 “B”자 로고까지 블루트레인은 열차 전반에 걸쳐 전통을 드러내고 있다.

로보스 열차가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능케 한다면 블루트레인은 옛 열차여행의 모습을 담으면서도 조금 더 현대적인 요소가 들어있다. 블루트레인은 다소 빠르다고 느낄 수 있는 시속 90 키로미터로 힘차게 달려나감에도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블루트레인은 최고속도가 타 열차보다 빠르면서 정차역 수는 적어 승객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두면서 24시간 만에 전국을 가로지를 수 있다. 열차 승무원은 와인잔이 비기도 전에 와인을 따라주었고 식사는 매우 훌륭했다. 저녁에 나온 풍부한 맛의 레드와인 소스와 붉고 선명한 비프 웰링턴은 내가 이때까지 먹어본 고기 중 최고였다.

남아프리카는 한국에서 지구 반 바퀴 이상 떨어져 있지만 블루트레인에서만큼은 한국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열차 매니저 필라니 느레라는 “최근 많은 한국인 성객이 보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블루트레인에 탑승하는 승객의 국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여러 외국어를 배우라고 권유합니다. 먼저 일본어를 레슨을 받고 있고 향후 중국어, 포르투갈어와 한국어를 가르칠 예정입니다. 우리가 승객들에게 100퍼센트 그들의 모국어로 이야기를 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할 것입니다. 승객들이 ‘와, 블루트레인에서 우리나라 말이 통하네’ 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놀라운 일이 없을 것입니다” 라고 덧붙였다.

열차를 탑승하는 그 자체의 재미도 있지만 로보스 열차와 블루트레인의 정차역에서 감상하는 풍경 또한 멋지다. 프레토리아에서 출발하건 케이프타운에서 출발하건, 로보스 열차는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유명한 킴벌리에 정차해 승객들에게 빅홀이라는 옛 다이아몬드 광산을 보여준다. 약 213미터 가량을 손으로만 파서 뚫은 이 구덩이는 8개의 축구 구장 사이즈 만큼 거대하며 현재 옥색 호수모양을 가지고 있다. 또다른 관광지인 맛지에스폰테인은 케이프타운에서 몇 시간 떨어진 위치에 있으며 빅토리아 시대의 신비로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블루 트레인을 타고 북쪽으로 열차여행을 하는 승객들은 기이하면서도 흥미로운 맛지에스폰테인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남쪽으로 가는 열차는 킴벌리에 정차하게 된다.) 폐차 직전의 영국식 2층버스에 탄 우리는 투어가이드와 함께 성우 빈센트 프라이스가 말하는 것만 같은 유쾌한 나레이션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가장 짧은 투어장소”로 갔다. 그다음 우리는 마을의 작은 술집에서 브랜디를 마셨다.

다시 열차에 탄 우리는 독한 술을 한 손에 들고 아프리카의 평야가 드넓게 펼쳐져 있는 풍경을 감상하며 서울이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에 슬퍼했다. 도착지가 가까워질수록 아쉬운 마음이 드는 여행지는 이곳을 포함해 몇 군데 없을 것이다. (번역 박수희 인턴기자)


<관련 영문 기사>

Wining and dining on the African railway

The landscape transformed utterly as we neared Cape Town. Mountainous scrubland that could have been plucked from a Hollywood western gave way to the vineyards of Hex River Valley, the source of 20 percent of South Africa’s wine production.

Copper peaks, ringed by low-hanging clouds, soared above endless vineyards turned red and gold by the South African autumn. Inside our dining car, we drank the fruits of the region, a dry Thelema Riesling, recommended by our waiter to accompany our Sunday lunch. As this spectacular scene passed by, we dined on traditional South African Bobotie, a dish of spiced ground beef with a beaten egg topping, grilled prawn skewers, Drunken Pecornio cheese; and melkart, a local milk-based tart.

On Friday we had began the 1,600 km journey from Pretoria to Cape Town with Rovos Rail, self-described as the “world’s most luxurious train.”

South Africa, with its vast cinematic landscape, holds special appeal for the unhurried traveler who appreciates a journey for a journey’s sake, and experienced in the utmost comfort. The history of luxury rail travel in South Africa is accordingly rich. The first steam engine in the country ran in 1860, but it was with the discovery of gold and diamonds near the end of the 19th century that rail exploded as a means of transport. Reflecting this new wealth, the Union Express and Union Limited, featuring comforts like hot water on tap and, later, air-conditioning, debuted in the early 1920s. From these trains evolved the Blue Train, first christened in 1946, which also travels the Pretoria-Cape Town route.

From our first impressions, it was clear that Rovos did not make lightly its claim to being unmatched for luxury travel. The railway company, the baby of entrepreneur Rohan Vos, has operated beautifully restored steam engines and carriages from the earlier part of the 20th century on routes across South Africa and neighboring countries since 1989. The Pretoria-Cape Town route takes 48 hours, mostly due to a number of extended stops and train’s leisurely maximum clip of 60km/h. Rovos is not concerned with speed, but transporting to a different era a generation that has “lost the art of travel.”

“In our grandfather’s day... it was not about the destination as it is now,” sales manager Edward Mitchell told us before departure on a tour of the company’s rail yard and workshop.

Travelers on Rovos will likely come to appreciate this sentiment. Each passenger is assigned a personal butler, on call 24/7 to attend to their every whim. There are three types of suite to choose from, the most luxurious of which, the Royal suite, even comes with a bath tub.

Rovos builds all its interiors and furniture itself, and this shines through in the décor throughout. Our Deluxe suite was elegantly furnished and surprisingly spacious, including a generous bed, desk, shower and even mini bar, which is stocked as you please for no extra charge.

Passengers will also dine well, with breakfast, lunch, high tea and dinner served throughout. A gong at mealtime was our signal to make our way to the dining car. All of the food served to us ranged from good to exceptional. Yelvety soft scallops with a lemon-infused hollandaise sauce, braised lamb and a decadently rich chocolate fondant, in particular, were exceptional.

Having taken Rovos to Cape Town, we returned to Pretoria by the Blue Train, so called because of the color of the engine and carriages. With a history of transporting kings and presidents, this is a train that prides itself as an institution. Numerous details, from the “B” logo on the pen at your cabin’s writing desk to the chocolates on your pillow, stamp the Blue Train identity throughout the train.

Where Rovos journeys back in time, the Blue Train is a more modern affair, while retaining a strong sense of nostalgia. The ride as we zipped along at a relatively brisk 90 km/h was nothing but smooth. The greater top speed and fewer stops allow the Blue Train do the cross-country route in 24 hours, every minute of which you can expect to be pampered. We found the staff always on hand to refill our wine glass the moment it had been drained and the quality of the meals excellent. Dinner’s Beef Wellington, pink, moist and perfectly paired with a rich red wine sauce, was among the best fillet I have had.

Although a world away from their country, Korean travelers may even discover reminders of home onboard.

“Of late we are seeing quite a lot of the Koreans,” said train manager Philani Ndlela. “We are encouraging our staff members to learn different languages because of our clientele base we have on the Blue Train. For starters, some of them (are doing) Japanese lessons, we are going to do Chinese, next Portuguese and then Korean. This will enable us, as much as they won’t be 100 percent fluent, to grasp the basics to accommodate them. There’s nothing as wonderful to find that, ‘wow, I am on the Blue Train and they can understand exactly want I want.’”

While the joy is in the journey, both trains make extended stops at sights along the way. Whether leaving Pretoria or Cape Town, Rovos calls in at the old diamond-mining town of Kimberly, where passengers are introduced to the Big Hole, a depleted diamond mine. Dug more than 700 feet into the earth by hand, the hole is carpeted in a turquoise body of water the size of eight football fields. Next stop is Matjiesfontein, a quaint village a few hours outside Cape Town that appears to be stuck in a Victorian time wrap.

Those taking the Blue Train going north will be treated to a bizarre but entertaining tour of Matjiesfontein (the train going south stops instead at Kimberly). Moving at a crawl in a dilapidated London double-decker, we were led by eccentric tour guide John Theunissen on what we were assured was “the shortest tour in Africa,” accompanied by humorously Vincent Price-like narration. Afterward, we savored a brandy at the village bar, where our tour guide became full blown entertainer, hammering out rail-road era folk standards on a piano in the corner.

Back on broad, there was nothing more enjoyable than to watch the African plains zip by, a stiff drink in hand, and the frenzy of Seoul half a world away. Few other journeys could leave one so sad to reach your destination.

By John Power
(john.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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