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2차 회의를 통해 공단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적지 않은 합의를 함으로써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개성공단 문제를 남북 합의로 해결했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개성공단 기업들의 경영환경까지 개선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 전자출입체계(RFID) 도입, 상시통행 체계 마련 등 '3통' 개선
가장 획기적인 결과물 중 하나로는 연내에 전자출입체계(RFID)를 도입해 '일일단위 상시통행'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합의한 점이 꼽힌다.
이는 고속도로에서 시행 중인 '하이패스'와 같이 이동차량에 전자칩을 부착해 출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제도로 알려졌다.
사흘 전에 통보한 뒤 출입경 시간을 꼭 맞춰야 했던 현행방식도 출입경을 통보한 해당일에는 언제든지 출입할 수 있는 '상시통행 체계'로 바뀐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11일 "통행 제도에 RFID와 같은 디지털 방식이 도입되면 시간이 돈인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측 공동위원장인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브리핑에서 "인터넷과 이동전화 통신, 최소한 50% 선별 통관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북측과 그 방향에 대해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 내달 개성공단서 투자설명회…공단 국제화 시동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개성공단 국제화도 내달 중 외국기업을 상대로 개성공단에서 개최키로 한 투자설명회를 거치면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을 통한 한반도 평화협력을 국제사회에 보여준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설명회가 일회성으로 아니라 실제 투자로 이어지려면 외국기업들에 대한 세금 문제와 자유무역협정(FTA)에서의 역외가공 문제 등 우리 정부가 처리해야 할 제도적 개선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기업 피해보상•사무처 구성도 합의
남북은 5개월 이상 계속된 가동 중단으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올해분 세금 면제 등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뤄냈다.
올해 4월부터 발생한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은 남북이 협의해 처리키로 했다.
북측 근로자 5만3천여명의 평균 임금은 약 134달러 수준으로 아직 정산되지 않은 4월 초 임금을 정산하는 문제와 국제적 기준에 맞는 임금 수준으로의 인상 문제등은 추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공동위와 산하 분과위 운영을 지원할 사무처를 이달 중에 출범시키기로 한 것도 의미가 있다. 이는 개성공단에 남북 당국간 상설 협의체가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분쟁발생시 해결 '상사중재위' 구성 합의
이번에 부속합의서가 체결된 상사중재위원회의 구성과 관련해서는 제도적 틀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03년 남북 간에 합의됐으나 시행되지 못했던 이 위원회는 앞으로 기업 경영과정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분쟁을 해결하는 사실상의 법원 역할을 하게 된다.
임을출 교수는 "우리 쪽에는 전문인력이 많지만 북한 쪽에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면 중재위를 구성은 하되 실질적으로 운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합의 과제도 많아…北 약속이행 정치적 의지 중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거나 합의했더라도 실제로 이행되기까지 추가적인 준비나 논의가 필요한 과제도 있다.
우선 2003년에 합의됐지만 시행되지 못했던 기존의 출입체류 합의서의 이행과 준수에는 공감했지만 부속합의서 체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우리측 인원의 신변안전 문제와 법 위반시 조사절차 및 우리측 인원의 입회 문제 등은 13일 열리는 출입체류 분과위에서 다시 논의된다.
변호사 조력 등 인권 및 법률적인 문제와 맞물린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는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에서 적용할 여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도적 틀 마련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정치•군사적 영향을 받지 않고 합의사항을 이행한다는 북한 당국의 정치적 의지와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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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s set to reopen Gaeseong park next week
The two Koreas agreed Wednesday to reopen their joint industrial park in Gaeseong next Monday, signing a package deal aimed at improving its operations and attracting overseas firms in the future.
The agreement was reached after 20-hour marathon talks in the North’s border city that will end a five-month suspension of the last remaining symbol of cross-border cooperation.
The delegates issued a five-point statement that outlines plans to set up the panel’s secretariat in Gaeseong this month and install a separate body to settle trade disputes.
The deal also looks to improve efficiency and productivity by adopting an electronic identification system for daily entries of South Koreans and start Internet and mobile phone services within this year.
They also agreed to jointly hold investment promotion events for foreign entrepreneurs next month, according to the statement adopted by an inter-Korean committee tasked with negotiating detailed plans for reopening the factory park.
The South Korean plants will be allowed to resume operation on a trial run starting Monday. The owners will be exempt from taxes for this year as compensation for the five-month work stoppage, the statement said.
The panel plans to have a third meeting on Monday and its subcommittees are scheduled to gather on Friday, it added.
“This time there was progress in many areas, such as forming a commercial arbitration committee, opening a secretariat, implementing a daily entry system within this year, and providing Internet services,” said Kim Ki-woong, a co-chair of the joint committee and director general of inter-Korean cooperation district support at the Unification Ministry.
“This has significance in that various institutional improvement efforts are making headway, which is vital for the Gaeseong complex to develop into one with an international edge,” he told a news conference in Seoul.
The breakthrough marks the latest sign of thawing relations, though the North remains unwavering in its commitment to develop nuclear weapons.
The two sides restored their military hotlines on the west coast last Friday and are preparing for the first reunions of separated families in three years later this month.
Businesspeople and engineers from state-run power, telecom and water providers have in recent weeks been repairing their facilities that have been idle since the North barred South Koreans’ access and pulled out all its 53,000 workers in early April.
The suspension, which came in the midst of a weeks-long barrage of nuclear threats, was apparently imposed in retaliation for U.N. sanctions over Pyongyang’s third nuclear test and Seoul-Washington military drills. Tension soared sky high, prompting forecasts of a second Korean War and drawing foreign press to Seoul.
Negotiations in Gaeseong have also been riddled with dramatic ups and downs and a heated battle of nerves since the first round in July.
As the gridlock dragged on, Park Chol-su, the North’s chief negotiator, abruptly rushed to South Korean journalists and cried, “the talks are on the verge of collapse.” Seoul, for its part, signaled the complex’s entire shutdown by threatening “grave action” if Pyongyang continued to refuse to cooperate.
The joint committee started as a safeguard against another unilateral closure of the district. With a permanent secretariat in Gaeseong, the 12-member body will set rules and straighten out disputes and errors on a consensus basis.
“After all, it’s a matter of the resolve of each government. From our point of view, we would want to have numerous measures to preclude conflicts or disputes with a written guarantee,” Kim said.
“The joint panel, meanwhile, will serve as a tool to raise, discuss and ultimately resolve any issues, which I believe will help prevent such incidents as those that happened last time.
“If Gaeseong grows into a global industrial park with corresponding institutions and companies, the possibility for such incidents would sharply diminish.”
By Shin Hyon-hee
(
hee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