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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작가, 중국식 '필명'을 사용한 까닭은?

한 백인 남성 작가가 자신의 시가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하지 않고자 중국식 이름의 필명을 사용한 게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매년 미국의 최고의 시들을 모아 출판하는 ‘최고의 미국시’ (The Best American Poetry) 올해 시집에는 이펀 초우 (Yi-Fen Chou) 작가의 시가 총 여섯 편이 포함되어 있다.

출판 위원회 측은 이 저자가 중국계 미국인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알고 보니 인디애나 주 포트웨인 시의 공공 도서관의 계보학자인 40살 백인 마이클 데릭 허드슨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허드슨은 자신이 중국어의 필명을 사용한 이유를 솔직히 밝혔다. “저의 시 중 하나인 ‘벌들’ (The Bees)을 예전에 실명으로 제출했을 때 40개의 출판사로부터 거부당했다. 그래서 다른 이름을 사용하면 조금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필명을 사용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미국 SNS에서는 작가의 독자성, 진정성 이슈와 미국의 ‘소수집단 우대조치’ (affirmative action)와 관련된 문제점을 제기하며 논란이 일어났다.

미국 채프맨 대학교 빅토리아 창 교수는 “이 문제를 자격에 관한 관점으로 바라보면, 그는 가상의, 그리고 문단에 기회가 적은 민족 정체성을 도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에 밝혔다. “그의 행동은 소수 집단은 실력이 아니라 소수이기 때문에 출판이 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암시한다”며 “(그의 행동은) 우리가 그동안 열심히 성취했던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라며 모욕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kh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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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