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3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공학자 출신의 이 부총리는 소통과 대화를 강조하며 복잡한 교육 현안을 풀겠다고 다짐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한 달간 보여준 모습은 기대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인 누리과정(만 3∼5세 공통무상보육) 예산 편성 문제는 진정성 있는 논의로 해결을 약속했지만 의미 있는 진전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일부 지역에서 교사 임금 체불사태까지 간 끝에 겨우 '급한 불'은 껐지만 이 과정에서 이 부총리의 적극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취임 직후 교육감들과 만나 적극적인 대화를 모색하는 듯 했지만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
교육청과 시도의회, 학부모, 관련 단체까지 여러 주체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사회의 각종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사회부총리로서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시험대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부총리의 역할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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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
지난해 말 가장 뜨거운 논쟁 대상이었던 국정 역사교과서의 편찬기준 발표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이 부총리는 취임 당시 검토가 끝나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적절한 발표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편찬 기준 발표 없이 교과서 집필이 시작됐고 교육부는 당분간 편찬기준을 비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대학구조개혁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방향을 유지하되 건학이념이나 설립 목적 등 대학별 특성을 감안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맞춰 교육부에서는 대학구조개혁 사업의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대학가에서 대학구조개혁과 연계된 각종 재정지원사업 등이 개별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추진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이 부총리가 세부 교육정책을 내놓지 않은 만큼 평가를 내놓기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 "신학기가 시작되면 학교 현장에서 본격적인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교육의 기본 틀을 바로 잡는데 이 부총리가 역할을 다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