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서울의 대표적인 유흥가 나이트클럽과 술집을 체험하는 여행 상품이 등장했다.
17일 현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한 태국 여행사는 지난달 21일부터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한국 술 마시기 대회 투어'라는 상품을 판매했다.
이 상품은 다음 달 7일부터 10일까지 3박4일간 홍대와 강남, 이태원 등 서울의 대표적인 유흥가에 있는 나이트클럽을 방문하는 일정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특히 여행사 측은 단돈 2만5천900바트(약 88만원)에 방콕-서울 간 왕복 항공권(저가항공)과 명동 인근의 5성급 호텔 숙박, 3차례의 나이트클럽 무료입장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여행사는 또 여러 장의 나이트클럽 사진을 게재하고, 사진에 나오는 것과 같은 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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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무허가 여행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한국 하드코어 여행' 광고 (Yonhap) |
7천여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5천 회 이상 공유되는 등 이 광고가 젊은이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 나아가자 태국 관광 당국이 곧바로 단속에 나섰다.
광고에 선정적인 사진이 사용된 것은 물론 과도한 음주를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관광경찰이 해당 여행사 사무실을 급습해 조사한 결과 이 여행사는 면허 없이 불법 영업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일단 경찰은 업체 관계자들을 불법영업 혐의로 기소했다. 또 상품과 광고에서 불법적인 내용이 확인되거나 업주가 가짜 상품으로 소비자를 속일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엄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태국관광체육부는 정보통신부, 관광경찰 등과 함께 소비자를 기만하는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온라인 여행 상품 판매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는 "무허가 영업은 명백한 불법으로 처벌 대상이지만, 광고에 술집을 포함한 유흥업소 방문 등을 명시했다고 해서 불법은 아니다"며 "당국이 어떤 처벌을 내릴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의 밤 문화가 소개되면서 태국에서도 이를 체험해보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며 "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상품도 나오고 있지만, 나이트클럽 투어 상품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광고에 음란한 사진이나 술이 등장하면 처벌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다만, 한국의 나이트클럽 문화를 성매매 등으로 오인해 처벌이 이뤄지면 한국의 대외 이미지 훼손도 불가피한 만큼, 오해가 없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