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nhap) |
수영장 공사 및 인증 편의제공 대가도 수억 수수…19일 영장심사
대한수영연맹 간부가 국민 세금으로 지원된 공금으로 해외 원정 도박을 하는 등 엉뚱하게 낭비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체육계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18일 횡령과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대한수영연맹 시설이사 이모(48)씨와 강원수영연맹 관계자 2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최근 7∼8년간 여러 차례 수영연맹 공금을 빼돌린 뒤 이 가운데 10억여원을 필리핀과 강원랜드 카지노 등에서 도박으로 탕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수영장 시설 공사 및 인증과 관련해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이씨는 수영장 건립 및 개보수 공사를 특정 업체에 몰아주고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영장 실내를 타일로 덮는 공사를 맡길 업체를 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부정이 저질러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선수용 수영장은 국제규격에 맞는 타일 시공이 필요한데, 규격을 맞출 수 있는 업체는 국내에서 3곳 정도에 불과하다.
타일 시공비는 수영장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시공업체는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르내린다.
검찰은 대한수영연맹과 강원수영연맹 등을 압수수색한 전날 이씨 등 3명을 횡령 등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이씨 등이 수영 국가대표 선발 비리에 연루됐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구 선수 출신인 이씨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다. 2010년대 중반 수구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다.
이씨 등의 구속 여부는 19일께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뒤 수영연맹 수뇌부가 비리에 연루됐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의 향배에 따라 수영연맹 등 산하단체로 지원금을 배분하는 대한체육회로 검찰의 칼끝이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