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이 다시 승리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6일 오전 도쿄(東京) 신주쿠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신동빈 회장 이사직 해임 등에 대한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장악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임시주주총회를 마친 뒤 자료를 내고 "지난 16일 광윤사(고준샤·光潤社)의 소집요청으로 열린 오늘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을 이사에서 해임하는 등의 총 4가지 안건이 모두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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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를 통해 소집한 임시주총에서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 롯데홀딩스 이사로 자신을 선임하는 건,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등 7명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건 등을 안건으로 제시했다.
이날 임시주총에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회장 모두 참석했으나, 주주총회장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7월 16일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됐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에 앞서 같은 해 1월 8일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됐다.
이번 임시주총 결과에 대해 롯데그룹은 입장 자료를 내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며 "이로써 자신을 해임한 데 대한 신 전 부회장의 반발로 촉발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여, 더는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경영활동에 발목을 잡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롯데는 앞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상법상 질서를 저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주 전 회장은 주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6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종업원지주회 등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말해 이번 주총 결과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쏟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롯데홀딩스의 이날 결정은 회사의 지분 구성 등을 볼 때 상당 부분 예견된 것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성은 ▲ 광윤사 28.1% ▲ 종업원지주회 27.8% ▲ 관계사 13.9% ▲ 임원 지주회 6% ▲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 가족 등 13.6% 등이다.
이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의 확실한 우호지분은 지난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 위임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광윤사의 28% 정도다.
여기에 약 1% 남짓인 신 전 부회장의 개인 지분을 더해도 최대 약 30%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면 신동빈 회장의 경우 지금까지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 관계사(13.9%) 등을 포함해 과반의 지지를 얻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17일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장에서 벌어진 첫 번째 신동주·동빈 형제간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은 '완승'을 거뒀고, 최근 한국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의 60%로부터 "상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았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종업원지주회에 "홀딩스 상장을 전제로 지주회원 1인당 25억 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고 개인이 팔 수 있게 해주겠다"며 구애에 나섰지만, 판세를 역전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