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이 좋은 대기업들이 내달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기업들은 연초부터 우량채가 잘 팔려나가는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까지 하락세를 이어가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적기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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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OIL(AA+), 삼성물산[028260](AA+), 롯데쇼핑[023530](AA+) 등 우량 신용등급 기업들이 내달 적게는 1천억원에서 많게는 3천억원 규모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S-OIL(AA+)·삼성물산(AA+) 각 3천억원, 롯데쇼핑(AA+) 2천500억원, GS칼텍스(AAO)·CJ대한통운(AA-)·카카오(AA-)·한국항공우주산업(AA-) 각 2천억원, 한화에너지(AA-) 1천억원이다.
연초 이후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회사채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지난주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영향으로 채권시장 기준수익률 잣대로 활용되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지난 18일 종가 기준으로 연 1.499%까지 떨어졌다.
연초와 비교하면 0.2%포인트가량 더 낮아진 것이다.
각 사가 제시하는 국고채와의 금리 차인 신용스프레드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린다는 점에서 회사채 발행 예정 기업들은 제시해야 할 '희망금리' 부담도 다소 줄었다.
우량채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KAI는 2년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한국형전투기(KF-X) 체계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로엔[016170] 지분을 인수하며 차입금이 대폭 늘어난 카카오는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이자비용을 줄일 방침이다.
작년에 적자 전환한 영향으로 공모 회사채 대신 사모채 발행을 검토했던 롯데쇼핑은 다시 공모채 발행 쪽으로 돌아섰다.
한화[000880]에너지는 군산 열병합 발전소 증설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상향 조정된 신용등급(AA+)에 맞춘 두 번째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같은 AA등급이라도 실적 및 전망에 따라 수요예측에선 흥행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AA등급인 GS[078930] EPS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 예측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발전기 이용률이 떨어지는 등 비우호적인 영업여건이 지속할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A등급으로 회사채 시장에 나선 곳은 2곳에 불과하다.
한일시멘트[003300](A+)는 내달 12일 400억원, 삼화페인트[000390]공업[000390](A-)은 이달 말 200억원을 발행한다.
한일시멘트는 작년 4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탄탄한 수익성 등으로 수요예측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바 있다.
BBB+ 등급으로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했던 대한항공도 다시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대한항공은 내달 12일 총 2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1천500억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유효수요가 120억원에 그치는 굴욕을 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기관들이 가져가지 않는 남은 회사채를 리테일(소매) 시장에서 팔 계획인 것 같다"며 "개인투자자들은 대한항공이 국적항공사라는 점을 신뢰해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