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대통령선거 후보 검증특별위원회 소속 하태경 의원은 22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북한 인권결의안 대북사전결재 의혹’과 관련,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의 육성을 공개하며 문 후보의 발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공개된 김 전 원장의 육성은 앞서 한 언론매체가 지난 달 31일 김 전 원장과 인터뷰할 당시 녹음한 것으로, 이 매체와 김 전 원장의 동의 하에 이를 공개한다고 하 의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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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하 의원이 이날 김 전 원장의 육성을 공개하면서 문 후보의 관련 발언 가운데 두 가지 대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하 의원은 “(문 후보는) 당시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을 북한에 통보했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김 원장은 본인이 직접 준비해 북한의 의사를 확인했다고 한다”면서 문 후보의 발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김 전 원장의 육성에는 ‘(북한에) 찬성 분위기를 한 번 던져봤다’, ‘북한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서…’라는 발언이 들어있었다.
또 하 의원은 지난 19일 KBS 주최 대선후보 초청토론에서 문 후보가 “북한에 물었다는 게 아니라 국정원이 해외 등 많은 정보망을 갖고 있다. 국정원을 통해 북한 반응을 판단해봤다”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 전 원장의 육성에는 “남북채널을 통해서 확인해보자, 물어보는 게 아니고. 북한이 우리가 찬성을 해도 괜찮은지 확인해보자고 내가 얘기를 했다”라는 발언이 있다.
하 의원은 “남북채널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정부 간 채널을 남북채널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지난 19일 문 후보의 발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정부가 기권 결정을 했다면 북한을 떠볼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대놓고 물어본 것은 아니지만 우회적으로 (북한에)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북한 인권결의안은 우리가 당연히 찬성해야 되는 것인데 왜 이것을 (북한의) 눈치를 보고 찬성할지 기권할지를 결정하느냐”면서 “물어본 것이 사실이라면 문 후보는 거짓말에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박광온 공보단장 이름으로 논평을 내고 “하 의원의 문제제기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고 김만복 원장이 오래 전부터 해 온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박 단장은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보면 2007년 11월16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을 내렸지만 송 장관은 반대했다”며 “송 장관은 18일 회의에서 찬성해도 북측이 극렬하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 판단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만복 원장의 표현을 그대로 하면 ‘송 장관이 자꾸 그 짓을 해서, 택도 아닌 얘기를 해서 그러면 한번 국정원도 북한의 입장을 확인해보겠다’고 했고, 국정원이 판단한 북한의 반응은 찬성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단장은 “결론적으로 김 원장은 이미 기권으로 결정됐는데 송 전 장관이 찬성해도 북한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 국정원이 북한의 반응을 떠본 결과 외교부의 정보판단이 사실과 달랐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선대위 전희경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문 후보 선대위 TV토론단장인 진성준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적반하장도 이 정도면 핵폭탄급”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백 번을 양보해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북한 당국에 물어봤다고 칩시다. 그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라고 했다가 반나절 만에 해당 글을 삭제했다.
전 대변인은 “이제는 문 후보가 노무현 정권에서 북한에 물어본 것이 인권결의안에 국한되는지조차 의구심이 든다”면서 “문 후보는 이제라도 후보직에서 물러나는 게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