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새벽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또 발사하며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의지를 과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새벽 5시 39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불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기종과 관련, "스커드계열로 추정되며 비행거리는 약 450㎞로써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
이어 "대통령께는 관련 상황이 즉시 보고됐으며 (대통령은) 오전 7시 30분에 NSC 상임위를 개최할 것을 지시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21일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고체연료 엔진의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을 쏜 지 8일 만이다.
앞서 북한은 이달 14일에는 액체연료를 쓰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했다. 북한이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9차례에 달한다.
북한은 지난 27일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6 시험발사도 했다.
북한은 북극성-2형과 화성-12형의 개발을 통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인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거듭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것은 핵투발 수단인 탄도미사일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지난 27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문제는 국제사회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라며 북한이 이를 포기하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대북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한 정면 도전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한반도 주변 해역에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전개한 상태다. 다음달 초에는 로널드 레이건호가 한반도 주변 해역에 전개돼 칼빈슨호와 합동훈련을 할 예정이다. 미국은 항공모함 니미츠호도 서태평양으로 파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핵·미사일 문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끊임없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출범 직후부터 정부의 대북정책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정세 변화를 앞두고 핵·미사일 기술을 최대한 끌어올려 협상 테이블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