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철학과 원칙은 공유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스타일이 너무 대조적이었다. 긍정적인 의미로 노무현은 나쁜 남자 같았고, 문재인은 착한 교회 오빠 같았다"
참여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차관을 지낸 최낙정 전 장관은 최근 발간한 서적 '너무 다른, 너무 같은 두 남자 이야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이같이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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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1975년 해운항만청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2000년 8월 해수부 장관에 임명될 당시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이었다.
그는 2003년 3월 참여정부 출범과 동시에 해수부 차관으로 승진했고, 불과 6개월 뒤 해수부 장관으로 발탁됐으나 '설화'에 휘말려 14일 만에 옷을 벗어야 했다.
최 전 장관은 '두 남자 이야기'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추억, 문 대통령과 작년 7월 2박3일 일정으로 함께 독도·울릉도를 여행했던 기억을 담았다.
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토론을 즐겼으며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던 '진정한 보스'라고 기술했다.
노 전 대통령은 출신 지역이나 대학에 대한 편견이 없고, 그냥 일 잘하면 누구나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최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토론문화를 찾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좀 느리고 시간이 걸려도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설득하고 설득돼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해양행정 전문가로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왜 정부가 발 벗고 나서지 못했을까 하는 의아함을 넘어 분노까지 치밀어 올랐다.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구하지 않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경정은 바다에 떠 있는 사람들 구조는 주위 다른 선박에 맡기고 무조건 세월호에 올라 배를 장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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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독도 경비대원과 기념촬영하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
최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면 문재인 비서실장이 관저까지 뛰어갔을 거고, 대통령은 바로 집무실이나 대책본부에서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구조대책을 강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에 대통령 기록물 사본을 갖고 내려가 문제가 된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에 대해 예우를 해 줄 것으로 노 전 대통령이 믿었다고 적었다.
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이 대통령한테 전화해서 전후 사정을 말하니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믿고 기다렸지. 그런데 편의를 봐주기는커녕 내 참모들을 고발하겠다는 보도가 들리기에 다시 전화했더니 전화도 안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해 "노무현은 문재인을 친구라고 했지만, 문재인은 노무현을 공손하게 상관으로 모셨다"며 "둘은 정말 대조적이면서도 가장 잘 어울리는 환상적인 콤비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무현은 정치판에 일찍 뛰어들어서인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잘 만나고 농담도 잘하고 정치적 화두를 만들어 스스로 앞장서 약간 요란하게 뛰어다니는 스타일이라면 문재인은 늘 뒤에서 사려 깊고 매우 신중하며 앞에 나서는 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