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정말 공기가 맑아질까.
막바지 장마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까지 치솟는 날이 간간이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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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이는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국내에서 자체 발생한 미세먼지가 수증기와 함께 지면에 머물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23일 한국환경공단과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름 장맛비가 내리는 동안에도 미세먼지(PM10)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한 지역이 관측됐다.
지난 9일 하루 강수량이 10㎜인 구리지역은 미세먼지(PM10) 최고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인 206㎍/㎥를 기록했고 8일 58.5㎜의 비가 내린 평택은 미세먼지 최고농도가 155㎍/㎥였다.
10일 43.5㎜의 비가 내린 용인지역 미세먼지 최고농도는 90㎍/㎥로 측정됐다. 4일 군포는 강수량이 79㎜로 비교적 많았으나 미세먼지 농도는 95㎍/㎥에 달했다.
미세먼지는 151㎍/㎥ 이상일 경우 '매우 나쁨', 81∼150㎍/㎥이면 '나쁨', 31~80㎍/㎥이면 '보통', 0~30㎍/㎥일 때 '좋음'이다.
통상 비가 오면 공기 중 떠 있는 먼지가 씻겨 내려가 대기질이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노후차량 배기가스나 공장 매연 등으로 인해 지역별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수증기와 만나 지표면에 정체된 대기에 머물 경우, 일시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비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반나절 남짓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라며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 흐름과 구름의 움직임 등 다른 요소들도 작용하기 때문에 장마철이라고 해서 미세먼지가 낮을 거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는 비의 영향도 크지만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라며 "장마로 인해 정체된 공기에 미세먼지가 머물면 해당 지역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라고 부연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외부에서 대기를 따라 넘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양도 적지 않다"며 "장마철이더라도 어린이와 노약자, 호흡기 질환자는 미세먼지 예보를 잘 살피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