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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앰네스티, 나발니 ‘양심수’ 제외…러 외압에 굴복?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야권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양심수 지위를 박탈했다. 엠네스티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정치적,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구속-수감된 사람을 양심수로 규정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BBC 등은 앰네스티가 과거 나발니가 한 ‘증오 발언’ 이유로 그가 더이상 양심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증오 발언은 인종, 성, 민족, 종교 등 특정 그룹에 대한 편견과 폭력을 유발시킬 목적으로 이뤄진 의도적 발언을 일컫는다. 전날 타스 통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은 나발니의 양심수 제외 소식을 서둘러 보도하기도 했다.

엠네스티의 알렉산드로 아르테미예프 동유럽,중앙아시아 지역 언론 담당자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공개된 나발니의 발언을 검토한 결과 그의 발언이 ‘증오 발언’ 수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그에게 더 이상 양심수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엠네스티는 나발니의 ‘증오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치과의사 복장을 하고서 이민자를 ‘썩은 이’에 비유하는 등의 강력한 반(反)이민주의 발언과 유대인 비하 발언, 그리고 스스로 민족주의를 자처하는 등의 발언 등이 검토 대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엠네스티는 나발니의 과거 발언을 검증하는 과정이 “권위를 실추하기 위한 의도적 캠페인의 일환일 수 있다”면서 사실상 러시아의 외압이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아르테미예프 담당자는 “(의도적인 것과 무관하게) 그의 지위를 바꿔야 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다만 엠네스티는 나발니의 양심수 지위 박탈이 그의 수감을 정당화시키는 수단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줄리리 버하 사무총장 대행은 “양심수는 엠네스티가 규정하고 있는 용어일 뿐”이라며 “나발니가 현재 수감 중인 것을 정당화시켜주는 말은 없다”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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