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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교육 프로젝트 내일을 열다>명강사 83명 포진…‘스마트 스터디’로 딱!
강남 ‘인강’ 인기돌풍 왜?
작년말 회원수 130만명 돌파

방송시작 6년만에 15배 대박


연회비 3만원에 기간 무제한

지방학생비율 전체80% 차지


현직교사·EBS강사 등 구성

중3∼고3 영역별·수준별 강의

매년 장학생 뽑아 학비지원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질 좋은 공교육 서비스.’

사교육비 부담에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고 있지만 서울 강남구청이 운영하는 인터넷수능방송이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학부모들까지 주목하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도기적 형태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현 상황에서 그나마 개별 가정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이 처음 방송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6월 1일. 초기 회원이 8만명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2월 회원 수 130만명을 돌파했다.

교육기업도 아닌 지자체에서 인터넷수능방송을 운영한다는 발상 자체가 혁신적이라는 게 당시 교육계의 반응이었다.

유명 사설 입시기관과 경쟁을 벌여야 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교육방송이라는 철옹성을 뚫어야 하는 과제가 아직 남아 있지만, 학생 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학생들의 호응이 뜨겁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회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인터넷 강의가 사설학원보다 저렴하다고 하지만 연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적지 않은 비용이다. 강좌당 평균 8만원에 약 70일간 수강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편법으로 친구들과 아이디를 공유할 경우 개인 부담은 다소 줄어들지만 그래도 그 부담이 작지 않다. 반면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은 연회비 3만원에 수강기간에 제한이 없어 1년 내내 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수업을 무한 반복해 들을 수 있다.

강의료가 저렴하다고 강의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교육지원과 이동호 과장은 “현재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의 강사 가운데 일선 학교 교사가 약 20%로, 대부분 서울ㆍ경기 지역의 유명 특목고, 자사고의 교사 출신이다.

여기에 강남구 등에 위치한 사설교육기관의 유명 강사들도 포진하고 있어 학생들의 호응이 크다”며 “우수한 강사를 섭외하고 수준별로 다양한 강좌를 운영하고 있어 여타 인강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83명의 강사진은 현직교사 13명, EBS와 오프라인 학원강사 70명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 강남구청의 인터넷 수능방송은 우수 강사진과 저렴한 수강료로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 호평을 이끌어내 6년 만에 회원 수가 15배 이상 급증하고 132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으며‘ 좋은 교육’의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사진=강남구청]


인터넷 방송의 특성상 지역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많은 학생이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중학교 3학년 내신부터 고3 수능까지 다양한 영역별ㆍ수준별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7개 강좌 35시간 분량을 10분짜리 강의로 내려받아 수강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학생 중심의 서비스 제공은 강남구청 인터넷수능 방송이 6년 만에 회원 수를 15배 이상 늘린 밑거름이 됐다. 특히 방송을 듣는 지방 학생의 비율은 전체 회원 중 80%로 압도적이다.

대구 정화여고 3학년 이지혜(19) 양은 “인터넷을 검색하다 수강료가 싸다는 얘기를 듣고 학원 다니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고1 때부터 1년간 방송을 청취했다”며 “자습시간에 문제풀이를 통해 실전감을 익히고 과학탐구는 개념정리 위주로 방송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양은 “강의를 듣고 나서 모의고사 점수가 80점 정도 올랐다”며 “교재 구성이 부족한 내신도 보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자립형 사립고인 상산고 2학년인 송현아(18) 양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 학원 다니기가 여의치 않았다”며 “1년에 3만원이라는 강의료에 부담이 없어 일단 한번 들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입학 전에 미리 수업을 들으면서 일종의 선행학습을 했던 송 양은 방학을 활용해 1년 동안 방송을 들었다. 1학년 여름방학 때는 수학을 중심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내신 등급이 1등급 올라갔다.

송 양은 “일반고에 비해 내신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등급을 올릴 수 있었다”며 “언어와 과학탐구 강의도 들을 계획인데, 주위 친구들에게 소개해 같이 강의를 들으며 수업내용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이동호 과장은 “강남인강은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시작됐다”며 “‘강남’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진 편견을 극복하고 최고의 공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명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이 인강을 시작한 목적은 두 가지로 하나는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산간벽지나 도서지역의 지방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서비스의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1년에 한 번씩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데, 지난달 28일에는 성적우수자 12명에게 200만원씩, 성적향상자 11명에게 100만원씩 총 35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강남구청이 방송을 시작하면서 강북구청 등 타 지자체에서도 따로 예산을 편성해 현재 132개 시ㆍ군ㆍ구 지자체와 협약을 맺어 지역 학생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강남구청의 인터넷수능방송으로 약 830억원의 교육비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태형 기자/t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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