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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담팀까지 꾸린 檢…… 부당인출 특혜자 면면 밝혀지나
부산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부당인출’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가 영업정지일(2월 17일) 전날 영업 마감시간 후 예금이 빠져나간 계좌에 대해 지난 29일 영장을 청구하면서 특혜를 받고 예금을 빼낸 인사들의 면면이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은 지난 26일 본격수사 착수 후 금융당국으로부터 넘겨 받은 자료가 있음에도 부당인출된 걸로 확인된 3588개 계좌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고 전담 수사팀도 구성하는 등 강력한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이 부당인출된 계좌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면 계좌가 실제 예금주의 것인지, 차명으로 돼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예금주와 실제 계좌 주인이 일치할 경우 이들을 상대로 어떤 경로로 영업정지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는지를 추궁할 수 있다. 검찰은 “필요하면 예금주를 소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제까지 금융당국자와 저축은행 직원 등을 통해 정보유출자 색출에 수사력을 모아왔던 검찰로선 예금주까지 포함한 교차 점검을 통해 영업정보 유출 경위·유출자를 파악할 단초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특혜성 정보를 얻은 VIP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VIP엔 정치인, 공무원, 법조인 등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저축은행이 서민의 예금은 묶어 놓은 채 유력인사의 편의만 봐줬다는 비난여론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사 결과, 차명으로 돼 있는 계좌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번질 수 있다. 외부로 노출되길 꺼려하는 유력인사의 비자금이 저축은행에 예금돼 있었고, 이를 영업정지 전 미리 인출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 부당인출이 진행되던 당시(2월 16일) 부산저축은행 직원들이 예금주와 연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예금을 인출했거나, 예금주 요청이 없었는데도 일부 임직원의 친인척·지인들 계좌에서 돈을 빼낸 사례는 이미 금융당국과 검찰이 확인한 대목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번 계좌 영장에 대해 “연결계좌나 계좌 자체의 불법성 여부까지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수사 범위는 계좌 인출 경위를 규명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편 ‘부당인출’ 수사에 앞서 부산저축은행그룹 등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이번주 중 박연호(61·구속) 회장 등 임원 10명을 이번주 중 기소할 계획이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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