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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험치 없다?…‘조회수 150만’ 청년, 吳유세장을 뒤집어 놓으셨다 [정치쫌!]
吳 유세 차량서 20·30대 청년 직접 목소리
吳 “청년이 보고 싶어하는 것 화합·통합 정치”
고무된 국민의힘…청년에게 발언 기회 적극
[오른소리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연설을 보고 누가 나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한다. IMF 맛도 모르는 것들이 세상을 잘 만난 줄 알아야 한다고…. 이런 것을 바로 '꼰대'라고 한다."

대학생 신모 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이같은 글을 썼다. 그는 지난 27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마포구에서 유세운동을 하고 있을 때 청년 연사 자격으로 마이크를 쥐고 정부여당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청년들은 취업도 힘들고 미래도 불안한데, 이를 누가 주도했는가"라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 아직도 만연한 성범죄를 누가 저질렀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며 "그런 일이 있고도 민주당에서 후보를 낸다는 것 자체가 저의 선에선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도 했다. 한 유튜브 채널이 올린 신씨의 연설 모습이 담긴 영상의 조회수는 30일 기준 21만회를 찍었다.

오 후보의 유세 차량에서 20·30대 청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 캠프는 상대 당 소속만 아니라면 당적 유무와 상관없이 유세현장에서 연설을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있다. 전날 기준 청년 신청자의 수는 이미 80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오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마이크를 쥔 청년은 5명 이상이다. 이 5명의 모습이 담긴 유튜브 영상 5개의 조회수 합은 150만회를 넘어섰다.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자신을 27세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양모 씨는 지난 28일 오 후보가 서울 강남구에서 집중 유세를 할 때 연단 위에 섰다. 그는 "'조국·윤미향·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을 보니 문재인 대통령의 슬로건인 '기회는 공정, 과정은 평등, 결과는 정의'가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고민 없이 인기를 끌려고 하는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으로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행태에 염증을 느꼈다. 국민을 갈라치는 분열의 정치에 신물이 났다"고 했다.

마포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 노모(37) 씨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시장직에 오를 수 있도록 원인 제공을 한 오 후보를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며 "하지만 오 후보는 수차례 사과를 했다. 공약집을 보면 '일해본 사람', '경험있는 시장'의 약속을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가 시장 시절에 한 사업으로) 서울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주변 동생들이 투표할 때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느냐고 물어보면 '합리적으로 보고 실제로 일을 해본 사람에게 투표하라'고 조언한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이에 "젊은이들이 정말로 보고 싶어하는 것은 통합과 화합의 정치"라며 "저는 '오세훈 3법'으로 새정치를 하기 위해 몸부림친 사람 중 한 명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반드시 역사에 남을 통합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거들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독주에 지친 20대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보선 여론조사 결과(응답률은 21.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20대의 경우 오 후보에게 45.2%, 박 후보에게 25.3%의 지지도를 보였다. 오 후보가 19.9%포인트 앞서는 것이다. 젊을수록 진보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 통념을 깬 결과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9일 서울 성북구 길음역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참석,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박 후보의 최근 발언도 청년들을 자극했다는 말이 나온다.

박 후보는 지난 26일 20·30대 지지층이 이탈하는 원인을 묻는 말에 대해 "20대의 경우 과거 역사 같은 데 대해 40·50대보다 경험치가 낮지 않나. 지금 상황을 현시점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20대를 비하했다"는 반응이 나오자 박 후보는 같은 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20대 청년이 내게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라 하는데, 우리는 전두환 시대를 못 겪어 쉽게 비교가 힘들다'고 했다. 이를 전달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국민의힘은 이러한 흥행을 놓고 고무된 분위기다.

이번 청년 유세를 기획한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정치인을 태울 시간을 다 빼서 20·30대에게 드리겠다"며 "분노한 20·30대들은 저에게 연락을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기획을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 현장에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말씀을 잘 못하는 분도, 한 번도 대중연설을 하지 못한 분도 괜찮다"며 "혹시나 표현이 과격하다고 지적받고, 내용이 잘못됐다고 지적받아도 제가 다 뒤집어쓰겠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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