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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맞는 청년·청소년 “걱정 대신 일상 얘기 하고 싶어요”[촉!]
코로나 속 추석이지만 어느 때보다 일상적 대화 원해
수험생 “결과와 무관하게 힘이 될 좋은 말 듣고 싶어”
“가족여행 계획·요즘 좋아하는 것 관련 이야기 하길”
혹시 모를 갈등 위해 ‘집콕’ 택하는 청년도 있어
추석 가족 모임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귀성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추석 기간 완화된 방역지침에 따라 이전보다는 더 많은 가족들이 서로의 얼굴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추석을 하루 앞둔 20일 청년과 청소년을 만나 이들이 가족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취업, 연애, 출산 여부 등을 묻는 질문보다 일상적인 대화를 원하고 있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은 격려와 위로의 말을 기대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있는 고교생 류모(18) 양은 “어떤 말을 하든 진로 얘기를 하실 거 같아 걱정이 되지만 이왕 대화를 한다면 ‘결과가 좋든 안 좋든 넌 항상 잘해 온 아이니까 앞으로 좋은 일이 꼭 생길 거다’ 같은, 수험 생활을 이끌어 갈 원동력이 될 수 있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취업준비를 위해 서울에서 지내다 귀성한다는 권모(27) 씨는 “근황도 나눠야겠지만 사실 멀리서 혼자 지내고 있는 만큼 ‘고생했다. 조금만 더 힘내자’는 얘기도 들어보고 싶다”면서 “다음 명절이 아버지 환갑이라 가족끼리 한라산 등반을 가기로 했는데 여행 계획을 짜 본다거나 나름대로 희망찬 얘기를 나누고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이지만 특별한 이야기보다는 평범한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마지막 학기를 앞둔 대학원생 이모(25·여) 씨는 “할머니를 오랜만에 뵙는데 코로나19 때 심심하셨을 것 같아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내셨는지 여쭤볼 계획”이라며 “미래 얘기보다는 요즘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지, 학교에서는 어떤 걸 배우는지 마치 초등학생 때 편하게 가족들과 나눴던 소소한 대화들로 시간을 보내고 오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신혼 2년차인 ‘딩크족’ 박모(31·남) 씨도 “명절 때 손주 얘기가 빠지질 않는데 아직 자녀 계획이 없다는 걸 확실히 전달하진 못한 상태다. 이번에도 아이 얘기가 나오면 대충 둘러대고 넘어가게 될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정모(25·여) 씨는 “먹고 사는 얘기도 나누게 되겠지만 꼭 진지한 얘기를 나눠야 깊은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요즘엔 무엇을 좋아하고 즐기고 있는지, 이번 추석에는 가족끼리 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들어주고 많이 웃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1학번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한 김모(19) 씨는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긴 해도 생애 첫 대학 생활이라 보고 느낀 점을 나누고 싶기도 하다”면서 “사실 어떤 주제든 상관이 없는데 다만 어떤 뉘앙스로 저한테 질문을 하는지가 중요한 거 같다”고 말했다.

추석이지만 혹시 모를 갈등을 대비해 가족들과 만나지 않기로 한 청년들도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법학전문대학원생 A(32) 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 공부를 하고 있어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이 있다. 어른들이 압박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부담이 있어 명절 내내 공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토로했다.

경남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B(27·여) 씨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상황이지만 ‘빨리 돈 벌러 안 가냐’고 잔소리하시는 어른이 있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는 하지만 서로 마음이 상할까봐 추석에 가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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