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홍길용의 화식열전] ESG 하는데 GSE는?…삼성화재와 은행지주의 차이
지배구조 논란에 투자자 불만 고조
삼성화재 이익증가 비례 배당 강화
은행지주 직원 성과급 확보가 우선
주주경영 자본시장 미래에 필수적

요즘 증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얘기 중 하나가 “한국 주식 못해 먹겠다”이다. 물적분할, 임직원의 기업공개(IPO) 후 먹튀, 횡령과 각종 안전사고 등 지배구조(governance)와 관련된 문제들이 잇따라 터지면서다. 우리 증시는 여전히 지배주주・경영진과 일반주주의 이해상충이 상당하다. 지난해 기업들이 그렇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외쳤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G’의 문제로 ‘S’까지 흔들리는 모습이다.

대한민국 간판 삼성을 보자. 28일까지 지난해 실적을 공개한 주요 계열사 가운데 삼성화재의 주주 환원이 가장 두드러진다. 삼성화재는 전년대비 36% 늘어난 주당 1만20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증가율이 순이익 증가율(48.7%)에 못미치고 배당성향은 49.6%에서 45.3%로 낮아졌지만 삼성 내에서는 독보적이다. 시가배당율(2021년말 기준)은 보통주 5.5%, 우선주 6.9%다. 27일 종가로는 각각 6%, 7.8%에 달한다. 삼성SDI를 제외하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주가 상승률도 가장 높다.

사실 삼성 주요 계열사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주가는 부진했다. 주가가 많이 오를 때는 주주환원의 가치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주주환원은 ESG에서 가장 중요한 지배구조의 탄탄함이 드러난다. 장기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삼성그룹 내에서 가장 탄탄한 삼성전자보다 삼성화재일 수 있다. 후계구도와 거리가 먼 지배구조에, 계열사간 ‘낙하산식’ 인사도 거의 없다. 이익과 배당의 안정성도 가장 높다. 삼성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18.5%에 불과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은행지주에 충당금 추가적립을 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지주은 곤혹스러워 한다는 후문이다. 3월말로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된다. 건전성 충격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이익을 줄이던지, 배당을 줄여야 할 지 모른다. 얼마 전 전년대비 크게 늘어난 성과급을 결정할 때는 은행지주들의 행보가 일사천리였다. 주주들은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배당이 제한될 지 모르는데, 경영진과 임직원들만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셈이다. 성과급을 동결하고, 동결했던 배당을 늘리는 접근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금리가 오르며 은행지주 등의 주가가 양호하지만, 지금 같은 주주정책으로는 기업가치의 획기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시가총액이 순자산 가치의 0.5배(평균)에도 못 미치는 상황은 그만큼 경영 비효율이 높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은행지주 최고경영자(CEO)은 3연임은 당연시 된다.

미국 증시가 금융위기 이후에도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과 효율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주주중심 경영이 있다. 공격적 배당, 과감한 자사주매입・소각, 자본효율(ROE) 강조, CEO 책임경영 등이다.

국민연금 고갈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공적연금이 연금지급을 위해 보유한 주식과 채권을 팔아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다는 뜻이다. 민간의 연금자산 축적과 시중자금의 자본시장 이동을 통해 공적연금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주주중심의 지배구조와 경영은 연금자산의 증시 이동을 촉발하고, 우리 자본시장의 미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