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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前대통령 ‘메시지’ 임박…與野 모두 ‘긴장’[정치쫌!]
朴, 이르면 내달 중 퇴원 후 메시지
朴메시지 與野 어디에 더 도움될까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 지지자들이 걸어놓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 현수막이 보인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르면 내달 중 퇴원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전 대국민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이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밝히기를 염원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비토’ 입장을 내놓거나 침묵하는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고정 지지층이 있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파워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한 표가 급한 양당이 박 전 대통령의 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의힘에선 박 전 대통령이 제1야당 중심의 정권 심판과 보수통합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1대 총선 때도 제1야당에 힘을 보탠 만큼, 이번에도 직·간접적으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수진영의 ‘원조 지도자’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윤 후보가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 과거 윤 후보는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으로 박 전 대통령의 중형을 이끄는 데 기여했다. 이 때문에 ‘진박’(진짜 친박근혜) 인사와 이들의 지지층 중 상당수는 지금도 윤 후보에 대한 반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정권교체를 언급하는 순간 진정한 보수대통합의 판이 짜여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박 전 대통령의 힘 싣기를 기대만 할 수는 없다는 말도 적지 않다. 박 전 대통령과 윤 후보에게는 수사로 인한 악연이 있다. 또,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은 당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역할을 했다. 악연과 ‘배신 트라우마’로 인해 불편한 심경을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침묵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윤 후보를 보수 진영의 적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또한 야권 분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대응 전략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보수 대통합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는 점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30일 “손해볼 것 없다”는 말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 등판 자체가 과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체제의 ‘국정농단’과 이에 따른 탄핵정국의 기억을 불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제1야당을 지지하면 중도층 일부가 빠지고, 제1야당을 외면하면 전통 보수층 일부가 이탈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1대 총선 때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유의 몸인 박 전 대통령이 육성으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커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앞서 박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2020년 4월 총선을 42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서신을 공개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호소했다”며 “기존 거대 야당 중심으로 태극기를 든 모두가 힘을 하나로 합쳐주길 호소한다”고 했다.

지난 7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간집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가 진열됐던 매대에 일시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책은 교보문고가 지난 6일 발표한 1월 첫째 주(12월 29일∼1월 4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연합]

지난해 말 특별사면된 박 전 대통령의 퇴원 시점은 당초 알려진 2월 초보다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회복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퇴원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신병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 국민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서간집은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등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4년9개월 수감 기간 받은 편지 8만여통 중 129통을 추리고 각 편지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쓴 답신을 엮은 책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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