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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이 “가장 까다롭다” 평한 유승민, 尹선대본 마지막 퍼즐?[정치쫌!]
‘尹과 앙숙’ 홍준표도 합류…劉 거취 관심
‘중·수·청’ 강점…경제·국방 등 전문성도 ↑
‘김건희 통화’ 냉각됐지만…퍼즐 맞춰질까

유승민 전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경선 레이스에서 치열히 맞붙었던 유승민 전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와 ‘앙숙’으로 꼽혔던 홍준표 의원마저 선거대책본부 합류를 선언했다. 이젠 유 전 의원이 사실상 ‘국민의힘 원팀’의 마지막 퍼즐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5일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보인 공개 행보는 많지 않다. 같은달 23일 연평도 포격 11주년 추모식 참석, 그 다음 달 11일 소아조로증 환자 홍원기 군 콘서트 방문, 지난 14일 공군 F-5 전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고(故) 심정민 소령 조문이다. 손에 꼽힐 수준이다.

유 전 의원은 스스로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에 강하다고 밝힐 만큼 ‘자기 표’가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당 안팎에도 이른바 전·현직 의원 중심의 유승민계가 있다. 4선 중진 출신으로 대선 후보, 당 대표, 여당 원내대표 등도 역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국회 국방위원장 등 경험이 있는 유 전 의원은 정책 전문성도 갖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유 전 의원이 내건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빌려왔다. 윤 후보도 유 전 의원의 대표 공약 중 하나였던 ‘디지털 인재 100만명 양성’을 끌어왔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당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에게 “윤 후보가 제일 쉽고 두번째가 홍 의원, 그리고 유 전 의원이 가장 까다롭다”고 말한 일이 알려지는 등 이 후보도 유 전 의원의 경쟁력을 인정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의 선대본부 합류 여부는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한 이른바 ‘7시간 통화’로 재차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김 씨는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굿을 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유 전 의원은 이에 그간의 침묵을 깨고 이례적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급할 가치조차 없지만 사실 관계를 분명히 알린다”며 “김 씨가 녹취록에서 저에 대해 말한 부분은 모두 허위 날조”라고 불쾌함을 표했다.

그런가 하면, 유 전 의원은 경선 당시 윤 후보와 가장 치열히 맞붙기도 했다. 윤 후보와 유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당시 토론에선 행사 직후 서로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군필자 주택청약시 가산부여’ 공약을 놓고 표절 공방도 있었다.

윤 후보와 선대본부 쪽에서는 유 전 의원과의 연락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르면 설 연휴 직후 유 전 의원과의 회동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 전 의원은 반응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에선 유 전 의원의 막판 합류를 내다보는 이도 적지 않다. 이들은 윤 후보가 ‘유승민의 사람들’ 영입을 적극 추진한 데 주목하고 있다. 유의동 의원은 최근 당 정책위의장 임명장을 받았다. 유 전 의원의 경선 캠프에서 직능본부장을 맡았던 인사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오신환 전 의원도 선대본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경선 후보, 윤 후보, 유승민 경선 후보, 원희룡 경선 후보. [연합]

한편 홍 의원은 지난 29일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 지난번 윤 후보와 회동할 때 참여하기로 약속한 중앙선대위(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한다”며 “더 이상 무도한 정권의 계속돼 대한민국을 농단하지 않도록 윤 후보가 요청하는 대선 자문에 적극 응하겠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윤 후보와 홍 의원은 지난 19일 만찬 회동에서 홍 의원의 선대본부 참여 등을 논의했으나 만찬 직후 홍 의원의 ‘공천 요구’ 논란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홍 의원은 지난 27일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和而不同(화이부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이에 홍 의원의 선대본부 참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홍 의원은 해당 글에서 “힘든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이다. 조지훈의 落花(낙화)를 읊조리면서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고 썼다.

논어에 나오는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君子 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의 일부로,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무턱대고 좇지는 않지만 소인은 부화뇌동할 뿐 조화를 이루지는 못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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