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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트라우마’ 앞에 다시 뭉친 與…지지층도 ‘봉합’ 움직임[정치쫌!]
윤석열 ‘정치보복’ 예고에….與 친문ㆍ호남 결집
친문 중심 “文 대통령 지켜달라” 성명 이어져
이해찬 “尹, 노무현 대통령 모해 일조했던 사람”
文 대통령의 직접 비판도 지지층 결집에 영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여당이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막판 ‘대결집’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수사하겠다”며 사실상 정치보복을 언급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발언을 두고 그간 결집을 주저했던 친문 등 범여권 인사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며 지지층도 갈등 대신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 상임고문 및 고문단은 지난 11일 공동 성명을 통해 “제1야당 국민의힘의 윤 후보는 자신이 당선된다면 현 정부의 적폐를 수사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명백한 협박이며 정치보복 예고나 다름없다”라며 “현 정부에 대해 허무맹랑한 적폐수사를 언급해 또다시 독재정권 시대의 악행을 떠올리게 한 윤 후보는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신성한 검찰권을 정치와 결부시키는 행태 자체가 적폐”라며 “과거 정치군인들의 독재정권 아래서 고생했던 국민에게 이제 정치검사들의 보복수사 정권이 도래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하루빨리 떨쳐드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문 대통령의 전직 비서관 출신들도 “자신이 몸 담았던 정부를 수사하고 보복하겠다는 윤 후보가 역사를 공포의 시대로 되돌리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라며 “국민 여러분께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호소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간 여권 내에서는 이 후보의 경선 승리에도 친문 핵심과 호남 지역 지지층이 제대로 결집하지 않았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그러나 호남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직으로 대선 전면에 나선 데다가 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데 따른 친문 결집이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권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지금 민주당 내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모두가 직, 간접적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윤 후보가 문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공공연하게 예고했는데, 당장의 당내 갈등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9일 공개한 칼럼에서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정치보복으로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해하고 고인께서 운명이라 말씀하시며 우리 곁을 떠나시는데 일조했던 윤석열 후보”라며 “이제 와서 감히 그 분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악어의 눈물을 흘린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정치보복을 한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무슨 짓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가 필요하다면 윤 후보가 그 첫 번째일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치졸한 정치보복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윤 후보 비판에 나선 것 역시 여권 내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줬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라며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정국에서 입장을 직접 표명한 것은 이례적으로,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비판에 나선 것이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지지층이 결집하며 민주당 선대위 내부를 향한 비판 역시 줄어드는 모양새다. 일부 강성 지지층은 그간 민주당 선대위의 네거티브 대응 방안을 놓고 “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며 일부 인사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는데, 민주당 내 지지층 결집에 대한 목소리카 커지며 비판도 줄어든 것이다.

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경선 기간 동안 발생했던 상처는 거의 아물었다고 생각된다”라며 “오히려 지금은 판세에 대한 위기감에 더해 윤 후보의 정치보복 예고를 두고 당이 더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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