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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령은 이재명, ‘문꿀오소리’는 윤석열…‘진영 초월’ 지지선언[정치쫌!]
洪돕던 일부는 李에게…文 응원한 일부는 尹으로
李·尹 비호감도…양측 ‘크로스오버’ 부추기고 있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좌)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친야 성향 인사·단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친여 성향 인사·단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힘을 싣는 등 이른바 ‘크로스오버’가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두 후보의 높은 비호감도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정치권에서는 “유독 이번 대선에서 빈번히 포착되는 현상”이라는 말이 많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박 전 이사장은 “이번 대선에서 동서통합으로 평화통일 문제를 해결하고, 영·호남 통합 권력을 창출할 수 있는 유일 후보가 이 후보”라며 “통합과 통일은 민심이자 천심이다. 유신론의 관념을 갖는 보수가 진보를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장은 민주당 선거대책본부 총괄특보단 고문으로 임명됐다.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로 대통령이 됐다. 그런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이 국민의힘이 아닌 반대 진영의 민주당에 힘을 실은 것이다. 앞서서는 김동렬 박근혜서포터즈 중앙회 회장도 이 후보 편에 섰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뛴 표철수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민주당 선대위 언론혁신특보단장으로 합류했다. 홍 의원이 대선 경선에서 뛸 때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은 박창달 전 의원도 이 후보를 돕고 있다. 홍 의원 ‘서포터즈’ 소속의 몇몇 인사도 이 후보와 동행키로 했다.

정반대의 사례도 적지 않다. 자신들을 민주당 핵심 SNS 조직 ‘디지털전략팀’로 소개한 40명 인사들은 전날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후보 비리 증거를 갖는 핵심 증인 4명이 차례로 숨지는데 민주당은 그런 후보를 감싸며 정의와 진실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입을 막기에 급급했다”며 “대선 기간 이 후보와 주변 인물들은 같은 당 동지 수백명을 고소·고발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 민주당원 주축의 ‘문꿀오소리’도 윤 후보를 응원한다. 30~40대 여성 중심의 이 단체는 ‘문파’ 성향을 갖는 곳으로 분류된다. ‘깨어있는 시민연대’는 윤 후보 지지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이 곳 또한 대표적인 ‘문파’ 집단으로 거론된다. 지난 2019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 집회에 적극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의 측근 인사인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강원도 홍천군 홍천 꽃뫼공원 앞에서 열린 '태백산맥은 이재명이다!' 홍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부산 구포시장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정치권은 이·윤 후보의 높은 비호감도가 같은 진영 인사들의 ‘결단’을 때로는 부추기기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 일각에선 윤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수사 경험 등을 들어 지지가 어렵다는 말이 있다. 여권 일부에선 이 후보가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강하게 공격했던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홍준표 의원은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대선판이 참으로 난잡스럽다”며 “이념도 없고 생각도 없이 이합집산하는 모습들이 가관”이라고 했다. 이어 “보수우파측 사람들이 이 후보를 지지하고, 진보좌파측 사람들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아무리 막장 대선이라지만 이건 아니지요”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크로스오버’ 현상이 빈번해지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정치권의 오랜 문제로 거론되는 경직된 진영 논리에 균열이 촉진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전직 의원은 “민주주의가 건강히 작동하고 있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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