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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가 두동강… 대선이 남긴 과제들 [정치쫌!]
최대 피해자 20대… 정치권 이간질에 남녀 ‘분할’
대구-광주, 윤석열-이재명에 압도적 몰표… 지역주의 재확인
강남송파서초, 부동산 폭등에 윤석열에 압도적 몰표
고소고발 난타전에 대장동 특검까지… 대선 후에도 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패배 승복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역대 가장 치열했던 대선이었던만큼 후유증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주고받은 고소·고발 사건 건수도 수십~수백건에 이른다. 대선 기간 정치권의 집중 구애 대상이었던 20대에선 남자와 여자의 표심이 갈렸다. 경상도와 전라도는 특정 후보 지지에 압도적 몰표를 주며 지역주의의 높은 벽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심지어 수도권 마저 서울과 경기가 나뉘었다. 서울 중에선 강남·송파·서초의 ‘계급투표’ 양상이 눈에 띈다. 대선 마지막 토론에서 불거진 ‘대장동 특검’ 불씨 역시 살아있다.

▶정치권 이간질… 20대를 갈랐다= 이번 대선의 최대 피해층은 20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에 임박해서도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20대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야가 집중 구애를 한 결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0대 청년 공약을 줄줄이 내놨다. 불을 지른 것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었다.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도 윤 후보측이 내놓은 ‘이대남’ 공약이다. 결과는 처참했다.

대선 당일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 출구조사 결과 윤 후보는 20대 남성에서 58.7%를, 이 후보는 20대 남성에서 36.3%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남성에서 남녀 득표율 자는 22.4%포인트 차였다. 20대 여성은 정반대였다. 이 후보가 58.0%를 기록하며 33.8%에 그친 윤 후보를 24.2%포인트 차로 앞섰다. 한국 정치 지형의 고질인 지역주의와 세대 대결에 이어 젠더 갈등이 정치사의 전면에 등장한 첫 대선으로 20대 대선은 기록될 전망이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

▶대구 vs 광주… 공고한 지역주의= 이번 대선에서도 지역주의의 벽은 높았다. 대구에서 윤 후보는 75.1%를 이 후보는 21.6%를 각각 득표했다. ‘양당 체제’ 하에서 치러졌던 지난 18대 대선에서 대구는 박근혜 당시 후보에 80.1%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19.5%를 몰아줬다. 경북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북에서 윤 후보는 72.7%의 지지율을, 이 후보는 23.8%의 지지율을 거뒀다. 이 후보 고향이 경북 안동이란 점에서 지역주의가 옅어질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역시나였다.

유사 상황은 호남에서도 발견된다. 광주에서 이 후보는 84.8%의 지지율을 윤 후보는 12.7%의 지지율을 가져갔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광주는 당시 문 후보에게 92.0% 몰표를 쏟아줬고, 박 후보는 불과 7.8%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이번 대선에서 전남에서는 이 후보에게 86.1%의 지지율을, 윤 후보는 11.4%의 지지를 보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호남 30% 지지율’을 목표했으나 결과만 놓고보면 ‘복합쇼핑몰’ 자극은 역효과만 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처절한 계급투표… 강남·송파·서초= 서울은 이번 선거에서 윤 후보가 50.5%의 지지율을, 이 후보가 45.7%의 지지율을 가져갔다. 두 후보의 표차는 31만표 가량이다. 눈에 띄는 것은 소위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송파·서초의 지지 성향 차가 여타 다른 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윤 후보에게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강남구 윤 후보 지지율은 67.0%, 이 후보 30.3%로 집계됐고, 서초구 윤 후보 지지율은 65.1% 이 후보 지지율은 32.1%로 나타났고, 송파구 윤 후보 지지율은 56.7%, 이 후보 지지율은 40.1%였다. 두 후보의 표차는 서초가 9만여표, 강남이 9만여표, 송파가 7만여표였다. 강남 3구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더 거둔 표차는 27만여표 가량으로 이는 서울 전체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 득표를 앞선 압도적 배경이 됐다.

강남 표심이 윤 후보에 압도적으로 쏠린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이었다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 3구 거주자 가운데 집이 있는 유권자는 종합부동산세 세금폭탄으로, 집이 없는 유권자들은 ‘거주비 증가’ 등의 우여곡절이 강남 3구를 타격했다. 게다가 ‘강남 3구’는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대책의 집중 타깃이 됐던 지역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보수정당 지지성향이 강한 곳인데 정부의 직접적인 타깃이 되면서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이었던 것이 강남 3구의 윤 후보 지지세로 확인됐다는 평가다.

▶서울은 尹 경기는 李= 서울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31만표 가량을 더 획득하면서 대선 승리의 발판을 구축했던 것과 달리 경기에선 이 후보의 지지율이 더 많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에서 이 후보는 50.9%의 지지율을, 윤 후보는 45.6%의 지지율을 거뒀다. 인구 1300만명의 경기도에서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는 876만여명인데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표차는 46만여표 가량이다.

이 후보가 두번의 성남시장을 지냈고, 경기지사까지 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의 기대만큼 경기지역 민심이 이 후보에 우호적이지는 않았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특히 이 후보가 시장을 지냈던 성남시 득표율을 분석하면 이 후보는 성남시 수정구와 중원구에서 윤 후보보다 4만2000여표를 더 얻었다. 그러나 인구가 40만명에 이르는 성남시 분당구에선 이 후보가 14만여표, 윤 후보가 18만여표를 획득해 성남시 종합으로 보면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표차 수는 불과 75표에 불과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

▶여야 모두 고소고발 ‘난타전’=20대 대선 과정에서 여야가 주고받은 고소·고발 사건 역시 심각한 대선 후유증을 야기할 사안으로 분석된다. 통상 선거가 끝나면 여야가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합의해 고소·고발을 취하해왔지만, 이번 대선에선 끝까지 공방전을 주고 받을 개연성이 열려있다. 특히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전국동시 지방선거(6월1일)를 고려하더라도 양보 없는 양측의 기세 싸움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여야가 대선 기간 동안 주고 받은 고소 고발 사건은 줄잡아 수십건~수백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두 당이 주고 받은 고소·고발 사건의 대부분은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대부분이다. 이 후보측은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해명 과정에서 있었던 허위 사실 공표를 집중적으로 국민의힘 측에 제기했고, 윤 후보측 역시 이 후보의 ‘검사사칭’ 혐의를 선거 공보물에 허위로 적시했다는 점 등을 고발해 둔 상태다. 민주당 측은 ‘대장동 특검’ 역시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혀둔 상태여서 양측의 장외 공방은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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