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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권 재수 당선 확률은 75%…이재명 재도전 가능성은 [정치쫌!]
‘0.7%P 차 석패’ 李, 5년뒤 재등판?
YS·DJ·文대통령, 대권 재수 때 당선
다른 차기 주자도 안 보이는 당 상황
대장동 사건 등 檢수사 가능성 변수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실무진 및 당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제 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높은 정권교체론의 불리한 구도 속에서도 역대 최소 표차(0.73%포인트, 24만7000여 표)로 석패한 데다, 당 내에 이 후보 외에 뚜렷한 차기 주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대장동 사건을 비롯해 대선 기간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 가능성은 최대 변수다. 다만 의혹을 털어내고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다면 오는 2027년 차기 대선에 다시 한번 도전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높은 확률로 당선' 재수생 코스 밟을까 = 한국 정치사에서 대통령 선거 재도전은 꽤 흔한 일이다. 지난 1987년 민주화(직선제 개헌) 이후 '거대 양당'의 대선 후보로 나와 패배한 뒤 5년 후 같은 당에서 재도전했던 사례는 4명이다.

그 중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제외한 김영삼(YS)·김대중(DJ)·문재인 대통령은 재도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권 재수 성공 확률이 75%인 셈이다.

1987년 제 13대 대선에서 노태우 대통령에게 패했던 YS는 1992년 제 14대 대선에서 DJ를 꺾었고, DJ도 바로 다음 1997년 제 15대 대선에 재도전해 이회창 전 총재를 꺾고 승리했다.

DJ에게 1.5%포인트 차 석패했던 이 전 총재는 2002년 제 16대 대선에 '대세론'을 띄우며 재도전했지만,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2.3%포인트 차로 패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3.5%포인트 차로 패한 뒤 2017년 제 19대 대선에 나와 2위(홍준표 후보)와 17%포인트 차 압승을 거뒀다. 비록 한 번 패했지만 높은 국민적 지지만 확인됐다면, 5년 간 절치부심해 재도전할 경우 높은 확률로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이 후보 역시 이번 대선에서 단 0.7%포인트 차의 석패였을뿐 아니라 총 1614만여 표를 득표해 역대 낙선자 중에서도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불릴 만큼 진흙탕 네거티브전이 벌어지며 수많은 논란과 의혹을 낳았음에도, '대중정치인'으로서 전국적인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준 셈이다.

이 후보 본인의 재도전 의지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 4일 서울지역 유세에서 "저는 정치를 끝내기엔 너무 젊다"고 언급했다. 지지를 호소하는 메시지였지만, 동시에 '선거에 패하더라도 정치를 계속 할 것'이란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았다. 이 후보는 1964년생으로 올해 만 57세다.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

▶구심점도, 뚜렷한 차기 주자도 없는 민주당 상황 = 현재 민주당 내에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나 뚜렷한 차기 주자가 보이지 않는 것도 이 후보의 재도전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민주당 경선에서 이 후보와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나 정세균 전 총리는 화려한 정치적 경력은 물론 상당한 규모의 당내 세력·계파를 갖고 있으나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이 전 대표는 1952년생, 정 전 총리는 1950년생으로 두 사람 다 이미 70대에 접어들었고, 5년 뒤인 2027년이면 70대 중후반이 된다.

역시 경선 후보였던 추미애 전 장관(1958년생)은 5년 뒤 69세로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보다는 젊지만 차기 주자로 동력을 유지해가기엔 여전히 당 내 세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는 지난 몇 년 사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유력 주자들을 잃기도 했다.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이 후보의 당내 역할론과 차기 도전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이유다.

최대 변수는 대선 내내 최대 이슈였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 등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이다. 이 후보가 대장동 사건 관련 의혹을 깨끗이 털어낼 수만 한다면 차기 도전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

▶당 대표·지방선거 역할론·비대위원장 요청까지 = 이미 당 안팎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 후보가 차기 민주당 대표를 맡거나,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분출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비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공개 주장했다. 윤석열 당선인 정부가 출범하면 "검찰의 칼날이 민주당을 덮칠 것이고, 6월 지방선거마저 패배한다면 다음 총선과 대선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윤호중 비대위원장 체제로는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이재명 비대위원장만이 위기의 당을 추스르고,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후보의 지방선거 역할론'을 묻는 질문에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있는 것이고, 또 아직 나이도 (젊지 않느냐)며 "아마 지방선거까지 역할을 하고 휴식을 하고 또 역할을 하고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가 오는 6월 지방선거부터 직접 나서기 보다는, 한동안 휴지기를 가진 뒤 2년 뒤인 2024년 실시될 제 22대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재개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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