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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까지 추가해 설명했지만…우리 집 값 왜 이래요(?) [부동산360]
공동주택 공시가 산정 기초자료 공개
올해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 반복
국토부 “산정근거 구체화 검토할 것”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올해는 시각자료(지도)까지 추가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볼 수 있는 근거자료를 공개했다. 그간 공시가격이 어떤 근거로 책정됐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공시’ 탓에 주택 소유자들의 불만이 컸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적정 시세나 시세 반영률 등이 빠진 데다 내 집의 공시가격이 왜 올랐는지 명쾌하게 이해하기엔 정보가 충분치 않아 ‘납득할 만한 근거’ 제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2022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결정·공시와 함께 전국 공동주택 1454만가구에 대한 공시가격 산정근거가 되는 기초자료도 함께 공개됐다. 산정 기초자료는 지난 2020년 세종시에 한해 시범적으로 공개됐는데, 전국 기준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공개된 것이다. 주택 소유자는 공시가격이 어떤 근거로 책정됐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공시가격 산정 기초자료에는 ▷공시가격 ▷주택특성자료 ▷가격참고자료 ▷산정의견이 담긴다.

공시가격에는 해당 주택의 소재지와 함께 단지명, 동·호수와 함께 전년도·올해 공시가격이 표시된다. 주택특성자료는 단지 특성과 세대 특성으로 나뉘는데, 단지의 용도와 용도지역, 건물구조, 사용승인연도, 동수, 세대수, 전용면적 종류, 전용·공용면적, 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참고자료에는 최근 거래사례(층·전용면적)와 계약일자, 거래금액과 시세의 상·하한가 등이 포함된다.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어떤 점을 고려해 공시가격을 책정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산정의견에 들어간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기초자료 예시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올해는 위치도와 함께 주변환경을 소개했다는 점이 지난해와 다르다. 해당 단지의 위치를 지도로 보여주면서 인근의 주요 교육·편의·의료·행정·교통시설을 적시했다. 지난해까지는 주변환경을 단순히 글로 나타냈다면, 올해는 시각자료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기초자료를 보강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깜깜이 산정’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택 소유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단지의 적정 시세와 시세 반영률, 구체적인 공시가격 산정방식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자기 집 위치나 주변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집주인은 없을 것”이라며 “1가구 1주택자가 아닌 다주택자들은 올해 책정된 공시가격에 따라 보유세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 정말 주택 소유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는 쏙 빼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정의견을 보면 지난해와 유사하게 “단지 내 층별 효용과 위치별 요인을 고려했다”, “인근지역 및 동일수급권 안의 유사지역에 있는 공동주택의 거래·방매사례, 시세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라 시세변동률과 현실화제고분을 반영했다”는 두루뭉술한 의견이 담겼다. 공시가격은 시세뿐 아니라 해당 세대의 위치와 주변환경, 조망권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전 세대에 대해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공시가격을 산정했다고 통보하는 방식은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는 정부가 1가구 1주택자에 대해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세 부담을 줄여주기로 하면서 공시가격에 대한 불만이나 조정 요구가 지난해보다는 크게 줄었으나, 공시가격 자체에 대한 논란이 큰 만큼 정부가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시가격은 급격히 오르고 있는데 단순히 시세 변동이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맞춰 책정했다고 하면 납세자로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며 “좀 더 정확한 산정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선 예산이나 인력의 추가 투입도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산정 기초자료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개편은 어려웠다”면서 “내년에 좀 더 내용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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