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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권·용산만 ‘쑥’…양극화 더 짙어진 서울 아파트 시장 [부동산360]
서초·강남·용산구 순으로 아파트값 상승률↑
새 정부 정책 기대감 커진 곳 위주로 오름세
중저가 단지 밀집지역, 올 들어 침체 분위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주택시장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용산구는 새 정부의 정책 변화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지난해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중저가 단지 밀집지역은 침체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최근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기간 내 집을 팔려고 하면서 시장 내 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연합뉴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0.1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부터 주간 기준으로 대체로 보합세(0.00%)를 보이고 있으나, 1월 24일 조사부터 10주 연속 아파트값이 내린 데 따라 전체 수치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본격화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더해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당시 아파트값도 하락세를 이어간 바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지역별 온도차는 뚜렷했다. 서초구 아파트값은 이 기간 0.40% 올라 서울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고, 그 뒤를 강남구(0.26%)가 이었다. 새 정부가 재건축 사업을 비롯해 부동산 세제·대출 등 규제를 완화해줄 것으로 예상되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도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간간이 이뤄진 거래 중에선 신고가 거래도 줄을 이었다. 지난달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76.99㎡(7층·이하 전용면적)는 직전 최고가보다 15억원 뛴 58억원에, 압구정동 ‘한양6차’ 154.12㎡(2층)은 10억5500만원 오른 45억5000만원에 팔렸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198.04㎡·71억5000만원), ‘아크로리버파크’(129.92㎡·64억원), ‘반포자이’(129.92㎡·57억원), ‘반포주공1단지’(106.26㎡·54억5000만원) 등 초고가 단지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특히 서초구는 똘똘한 한 채 수요에 더해 강남3구에서 유일하게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해가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는 0.24% 올라 강남구 못지않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강로 인근 아파트 일대에서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는 등 매매시장 분위기가 대선 전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용산공원 조성 사업, 국제업무지구 개발, 서울역 일대 철도 지하화 등 정비·개발사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87.54㎡(1층)는 지난달 최고가인 38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주택형(33억3000만원)에서 신고가가 나온지 불과 5일 만에 4억7000만원 더 오른 가격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한강대우’ 84.94㎡(19층)는 23억8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다시 썼다.

반면 지난해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중저가 단지 밀집지역은 침체 분위기가 역력하다. 올 들어 서울에선 성북구(-0.65%)의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내렸고, 이어 서대문구(-0.47%), 은평·종로구(-0.41%), 도봉·강북구(-0.38%), 노원(-0.30%) 등의 순이었다.

최근 새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한시 배제 방침에 따라 서울 아파트 시장에는 다주택자 매물이 풀리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5만9047건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직전인 지난 9일 대비 6.3% 늘었다. 서울 중심권보다는 외곽에 시세를 낮춘 절세 매물이 더 많이 풀리면서 중저가 단지 밀집지역의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모든 주택이 다 같이 오르는 시장은 저물고 지역·단지별 초 양극화 장세가 심화할 것”이라며 “강남3구나 용산 등 대체 불가 입지에 더해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지역에 마지막 똘똘한 한 채를 남길 가능성이 커졌으며, 반면 지난해 ‘패닉바잉’이나 ‘영끌’ 등으로 거래가 활발했던 서울 외곽 지역은 매물 출회로 인한 조정 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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