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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미 “스윙 단순하게…은퇴 생각 지웠다”
1년 8개월만에 KLPGA 복귀
아이언샷 부활 위해 담금질
“훈련이 다시 재미있어졌다”
일본 투어도 8~9개대회 출전

실력과 매너 모든 면에서 일본 여자골프 최고 스타로 군림했던 그가 오랜만에 국내팬들을 만났다. 인기는 여전했다. 1년 8개월 만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복귀무대서 많은 갤러리들이 그를 따라다니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예선통과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다. 골프가 다시 재미있어졌다”며 밝게 웃었다.

‘스마일 캔디’ 이보미(34)가 다시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긴 슬럼프를 딛고 이보미 특유의 날카로운 플레이를 다시 팬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부진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 위해선 출구로 이끌어 줄 작은 빛부터 먼저 찾아야 한다. 이보미에겐 그게 스윙교정이었다. ‘컴퓨터샷’으로 정평이 났던 아이언샷을 되찾는 게 시급했다. 이보미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17승을 합작한 시미즈 시게노리 캐디가 “이보미는 ‘캐리로 몇 야드 치세요’ 하면 딱 그 거리를 치고 나오는 선수다. 로봇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할 정도였다. 특유의 아이언샷이 사라지면서 부진이 시작됐다.

이보미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상금왕(2015, 2016년)을 한 뒤에 더 완벽주의가 됐던 것 같다. 실수한 샷을 용서하지 못했고 내 스윙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예전 스윙을 잃어버렸다”고 돌아봤다.

“요즘 선수들의 스윙이 피니시까지 막힘없이 시원시원하게 가는 반면 제 스윙은 좀 끊기는 느낌이 있어요. 최근 새로운 코치(차민규 프로)를 만나 스윙을 바꾸고 있는 중이에요. 다행인 건 예전에 괴롭기만 했던 훈련이 다시 재미있어졌다는 거에요. 그것만으로도 제겐 큰 변화에요. 연습 때 몸에 익힌 스윙을 코스로 연결시키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보미는 2011년부터 JL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통산 21승을 거뒀고 2015, 2016년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그러나 2017년 CAT 레이디스를 끝으로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투어 시드를 잃는 아픔을 맛봤다. 자연히 은퇴를 떠올리는 이들도 생겼다. 동갑내기 친구 김하늘이 지난해 투어 생활을 마친 것도 그런 추측을 불렀다.

이보미는 그러나 은퇴를 비롯한 여러 고민들을 머릿속에서 지우기로 했다. “지금은 스윙을 고치는 데만 집중하려고 해요. 은퇴 생각도 에너지 소비인 것 같거든요. 가을쯤 살짝 지칠 때 떠오를지도 모르겠지만요.(웃음) 저보다 제 플레이를 더 정확히 아시는 팬들이 (샷 하기 전) 루틴이 길어서 답답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전성기 때 루틴에 비해 너무 길어졌다고요. 루틴도, 스윙도, 생각도 최대한 단순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가족과 친구들의 격려가 가장 큰 힘이다. 1988년생 ‘용띠클럽’ 멤버인 박인비, 김하늘, 최나연, 신지애, 이정은 등과 단톡방에서 많은 얘기를 나눈다는 그는 “친구들이 사실 지금 다 어려운 상황이다. 서로 힘들다, 힘내라 얘기하는 것만으로 큰 위로가 된다”고 했다. 남편 이완(배우) 씨는 가장 큰 의지처다. 이보미는 “이번에도 컷탈락으로 속상해할 때 ‘지금은 충분히 즐기면서 해도 된다’고 위로해 줬다. 남편이 위로를 워낙 잘해줘서 언제나 슬픔은 그날 하루로 끝난다”며 웃어보였다.

올시즌엔 영구시드가 있는 KLPGA 투어와 초청선수 자격으로 일본 투어 8~9개 대회에 출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보미는 솔직했다. 우승생각보다는 혼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우승하거나 우승경쟁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그건 정말 큰 바람이에요. 더 이상 남은 에너지가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 쏟아부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골프가 잘되면 잘 돼서 좋고, 설령 안되더라도 ‘골프가 그런 거지’ 하는 생각으로 코스에서 즐기면서 올 시즌을 행복하게 마치고 싶습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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