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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세차 CO2 305t 내뿜는다"…소나무 4.6만그루가 1년 흡수할 양 [2022 연중기획 지구 무죄 인간 유죄 ⑤다시 쓰자, 선거홍보물의 환경학]
지난 19일 울산시 남구 공업탑로터리에서 각 후보의 유세차와 선거 운동원들이 자리를 잡고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

‘소나무 4만6233그루’. 올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면서 어김없이 유세차가 전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소나무 4만6233그루는 올해 지방선거 유세차에서 배출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에 1년간 필요한 소나무 양이다. 각종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헤럴드경제가 추정한 수치다.

19일 대한LPG협회, 유세차 제작업체,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선거 유세에 주로 쓰이는 차량은 1t 경유 트럭으로, 1km를 주행할 때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202g이다. 제작업체에 따르면, 유세차는 하루 평균 50km를 이동한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선거구(2324개)에서 유세차 1대만 이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3일의 선거 유세기간 동안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305t. 소나무 1그루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연간 6.6kg으로, 305t을 흡수하려면 1년 동안 소나무 4만6000여 그루가 필요하다. 이는 선거구별로 1개 유세차만 사용한다고 가정한 추정치다. 한 선거구 내에서도 여러 정당이 유세차를 운영하고, 개별 정당 내에서도 복수 유세차를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배출량은 추정치의 몇 배를 웃돌 수밖에 없다.

유세차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선거운동의 효과도 미비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20년 발간한 ‘선거환경의 변화에 따른 선거운동 방식의 효과 및 영향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당과 후보자의 정보를 연설회나 거리연설 등에서 얻었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8%에 그쳤다. 서울 광화문 인근 자영업자인 이동민(33) 씨는 “유세차를 보고 표심이 가진 않는다. 가게까지 소음이 들려 시끄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에선 유세차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기류다. 문제제기엔 공감하면서도 치열한 선거 경쟁 구도에서 모두가 아닌 특정 후보만 유세차를 쓰지 않는 건 부담이 큰 탓이다. 실제 다수 후보자 캠프 측과 접촉, 유세차 사용 금지 의향 등을 물었으나, “여전히 효과가 있다”, “유세차가 없다면 선거운동을 감당하기 어렵다”,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노력해보겠다” 등의 답변을 얻었다.

이상경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세차를 운용하는 건 구시대적”이라며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유세차 운용은 선거 운동 효과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김상수 기자, 이영기·김광우 수습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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