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제공]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tvN 주말극 ‘우리들의 블루스’(우블)의 다운증후군 배우 정은혜(32)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실제 다운증후군 배우로 처음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방송에서 정은혜는 애기해녀 영옥(한지민 분)의 쌍둥이 언니 영희로 출연해, 화가 부모를 사고로 일찍 여의고 세상에서 유일한 피붙이인 동생 영옥을 찾아 제주도행 비행기를 탔다.

푸릉마을 사람들과 초면임에도 잘 어울리는 영희와 달리 영옥은 갓 연애를 시작한 선장 정준(김우빈 분)에게 독설을 뱉으며 장애인 가족을 부양하는 무거운 짐을 버거워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 이후 정은혜가 실제로 8년간 그림을 그려온 현역 화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tvN·유튜브 ‘니얼굴 은혜씨’]

정은혜는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경기도 양평의 문호리리버마켓에서 지난 2016년부터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해 무려 4000명의 얼굴을 그려낸 ‘니얼굴’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유튜브 채널 ‘니얼굴 은혜씨’를 통해 화가로서의 일상도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 장차현실은 만화 ‘또리네집’ 작가다.

장 작가는 과거 인터뷰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발달장애인 성인은 갈 곳이 없다. 집에만 있던 은혜는 퇴행하기 시작했고 틱, 시선강박증, 조현병 증상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고보면 드라마 속에서 조현병 증세를 보인 영희의 자전적 이야기가 실제였던 것.

장 작가는 “학교 앞에 화실을 차리고 은혜에게 청소일을 시켰는데, 다른 아이들이 그리는 걸 보고 그림을 그리더라”며 “이후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틱과 조현병 증상이 사라졌고, 사회 속 존재로 살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정은혜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서동일 감독)’로 제작돼 다음달 23일 개봉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환경영화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