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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 람이 강조하는 골프화 중요성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세계 랭킹 2위인 존 람의 별명은 람보다. 그의 이름과 함께 우람한 체격에 파워 넘치는 장타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말 잘 지은 별명이란 생각이 든다. 힘이 좋게 생긴데다 거리도 멀리 간다. 백스윙도 짧고 스윙 자체도 전광석화처럼 빠르다. 프로들이건 아마추어건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천천히 쳐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존 람은 예외다. 정말 빨리 그리고 정확히 친다.

그렇지 않아도 멀리 치는 존 람의 드라이버 거리가 올해는 더 늘었다. 평균 비거리가 지난해 309야드에서 올해는 316야드다. 게다가 정확도도 더 좋아졌다. 그런데 그는 스윙에서 아무 변화도 없었다고 한다. 존 람의 스윙의 안정성을 더해준 건 바로 그의 신발이다.

존 람은 “올해 신고 있는 신발이 정말 다르다”며 “너무 편안하고 안정적이어서 볼 스피드와 스윙 스피드를 내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발은 지면과의 유일한 접착점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골프화를 신는 것은 스윙과 스탠스의 안정성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힘있게 지면 반발력을 이용해서 스윙할 수 있는지는 바로 골프화에 달려 있다.

존 람은 태어날 때 오른쪽 발목이 구부러져 있었다. 그래서 아기 때 그의 발목의 모든 뼈를 부러뜨려 다시 똑바로 맞추는 수술을 했다. 그는 여러 주 동안 무릎까지 깁스를 하고 있어야 했다. 어린 시절 수술을 해서 다리는 완전히 자랄 수 없었고 그의 오른쪽 다리는 왼쪽보다 조금 짧다. 그래서 지금도 존 람은 오른쪽 발목을 움직이는 것이 제한적이다. 그게 바로 그의 백스윙이 짧아진 이유다. 풀스윙을 하면 오른발이 그만큼의 유연성이나 안정성을 가지고 버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린 나이에 짧은 백스윙으로 파워를 만들어내고 일관적으로 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었다. 따지고 보면 몸이 허락하는 한에서 자기에게 맞는 스윙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좋은 스윙이다. 존 람은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스윙을 찾아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늘 약한 발목을 편안하게 잘 사용하기 위해 방안을 찾고 있다.

한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PGA투어에서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마스 등 많은 선수들이 아직도 쇠징 스파이크를 사용한다. 그들이 파워 넘치는 스윙을 할 때 쇠징 스파이크가 몸의 회전에도 지면을 단단히 잡아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몸의 여러 부분을 유기적으로 회전하고 움직여서 만들어진 힘을 공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발은 중요한 지렛대가 된다. 클럽을 컨트롤하고 스피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편안하고 고요한 발이 필수다. 신발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그래서 골프화를 고를 때도 신중해야 한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발에 꼭 맞도록 해야 한다. PGA투어를 뛰는 한국 선수들은 한가지 골프화만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선택한 것이 편하면 그냥 그것으로 쭉 밀고 간다. 색깔도 그저 하얀 색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건 발이 아니라 마음의 고요함을 위해서가 아닐까.

결국 어느 부분 하나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골프는 과학이다.

〈KLPGA 프로 · 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peop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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