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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I, 美 인디애나에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짓는다
‘배터리 동맹’ 강화 본격화
최대 40GWh 규모 배터리 셀·모듈 공장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차량 탑재 예정
바이든 방한 계기로 韓美 기술동맹 결실
지난해 10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주요 경영진은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서 만나 ‘북미 합작법인 업무협약(MOU) 관련 기념식’을 갖고, 전략적 협력을 다짐했다. 사진은 삼성SDI 헝가리 공장 전경. [삼성SDI 제공]

삼성SDI와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합작공장이 미국 인디애나주에 들어선다. 지난해 10월 양사 간 합작사 설립을 공식화한 뒤 약 7개월 만에 합작 공장의 위치가 구체화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간 ‘배터리 동맹’에 탄력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 美 첫 공장 건설=2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 인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양사는 조만간 합작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SDI는 현재 국내 울산, 헝가리 괴드, 중국 서안에 배터리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합작공장 설립으로 글로벌 생산 거점은 총 4곳이 됐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이미 지난해 10월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당시 북미에 연산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삼성SDI 헝가리 법인에서 주요 경영진들이 만나 전략적 협력을 다짐했다.

생산 예정 시점은 2025년 상반기다. 공장 규모는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수 있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순수 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PSA그룹이 합병해 지난해 출범한 완성차 회사다. 산하에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지프, 마세라티 등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두고 있다. 삼성SDI는 합작사 설립 논의가 있기 이전부터 스텔란티스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미 피아트의 ‘500e’, 지프의 ‘랭글러 4xe’ 등의 차량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판매 비중을 유럽의 경우 70%, 북미는 4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어 향후 양사의 협력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바이든 방한으로 대미 투자 ‘가속도’=이번 합작사 부지 공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무르익었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지난 20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미 기술동맹의 사례로 ‘삼성SDI 조인트벤처(JV)’를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이 우리 상무부와 협력해 배터리 생산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국의 경제 성장과 에너지 안보,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에서 배터리 동맹까지 언급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배터리 사업에서 한·미 기술동맹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봤다. 실제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기차 산업 육성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자국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를 통해 해외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2025년 7월 발효될 예정인 신북미자유협정(USMCA)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가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주요 소재·부품의 75%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

전기차 원가의 30~40% 차지하는 배터리를 미국에서 생산·제조하지 않고서는 현지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삼성SDI 외 국내 배터리 기업 3사가 모두 미국 내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에만 4개의 공장을 짓는다.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1공장은 하반기 가동을 시작하고, 테네시주·미시간주에 건설 중인 2·3공장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상업 운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위치, 규모 등이 공개되지 않은 4공장은 한미 우호 분위기 속에 연내 논의가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미국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테네시주·켄터키주에 공장을 짓고 있다. 각각 2025년, 2026년이 가동 목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올해 105GWh에서 2025년 363GWh, 2030년에는 1200GWh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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