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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상 더 남았다고?…취약층·2030 ‘잠이 안온다’
벌어서 빚갚느라 ‘허리 휘어’
연내 최소 2~3차례 인상 전망
변동금리 비중 높아 즉각 반영
9.8%는 빚규모 연봉의 5배 상회
금리 1%P↑ 소득 5%이상 이자로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앞으로 수개월간 성장보다는 물가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준금리 2%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시장에선 한은 금통위가 향후 2~3차례 금리를 더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2.25~2.50%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건 소득이 적은 2030 세대와 취약차주들이다. 이미 소득의 상당부분을 빚 갚는데 할애하는 취약 차주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생계를 옭아맬 수 밖에 없다. 변동금리를 택한 차주들이 높은만큼 이들이 보내게 될 ‘불면의 밤’은 갈수록 길어질 전망이다.

▶기준금리 올리자 금융채도 덩달아 ↑=기준금리 인상 효과는 시장에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금융채 금리는 25일 3.397%에서 금통위가 열린 26일 3.420%까지 올랐다. 금융채에 연동하는 은행 신용대출 금리도 상승하긴 마찬가지다. 헤럴드경제가 27일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집계한 결과 26일만해도 3.741~5.34%에서 금리가 형성됐으나, 이날 3.838~5.35%로 하루만에 상하단이 모두 올랐다. 주단위로 금리를 내놓는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모든 은행에서 금리를 소폭 상향했다.

변동금리 비중이 압도적인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부메랑은 차주에게 갈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2조7000억원이며 이중 77%가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됐다.

▶취약계층, 연소득 대부분 빚 갚는데 쓴다=특히 소득이 낮거나, 빚이 많은 취약 차주일수록 인상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샘플 자료를 활용해 금리 인상에 따른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분포 변화를 살펴본 결과 전체 대출자 가운데 9.8%는 대출잔액이 연소득 5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우 금리가 1%포인트 오를때, 소득의 5% 이상을 이자비용으로 부담해야한다. 이러한 경향은 자영업자 차주(14.6%), 취약차주(11.6%)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소득의 상당부분을 빚을 상환하는데 쓰는 취약 차주 입장에서 수차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 가중은 가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한은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 계층인 취약차주의 평균 DSR이 64.8%에 달했다.

연소득의 약 3분의 2를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얘기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금융취약계층에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쓰던 이들은 금리 동향에 더 예민해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금리가 오른 만큼 금융비용이 늘면 가계는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 낮은 2030세대도 ‘발등에 불’=중장년 세대에 비해 소득이 낮은 2030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0대 이하의 은행권 DSR은 28.9%, 30대는 33%로 집계됐다. 전체 은행에서 DSR 40%을 초과하는 계좌 중 청년층의 비중은 32%로 40대(28.3%)와 50대(22.6%)를 넘어선 상태다.

박춘성 연구위원은 “가계부채가 전례없이 누적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차주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이 실물부분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정책과제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정은·박자연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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