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드리블 하는 네이마르를 황인범이 수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벤투호의 황태자'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마친 뒤 자신과 한국 축구 대표팀을 향해 비난을 쏟아낸 악플러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황인범은 6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2018년 9월 처음 A대표팀 옷을 입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와 우리 팀이 해온 노력들에 어느 정도 보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면서 대회를 마무리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월드컵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남지 않게 모든 걸 쏟아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면서도 "여전히 선수들, 코칭 스태프의 노력들과 성과에 부끄러움을 모르고 키보드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악플러들을 저격했다. 다만 "진심으로 응원해주시고 함께 호흡을 해주신 분들이 한참은 더 많다는 사실을 알기에 잘 충전해서 또 힘을 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황인범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살면서 느낀 감정 중에서 가장 보람차고 의미 있는 감정"이라면서 "오늘 경기의 아쉬운 모습들에서 오는 죄송한 마음은 말로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 선수로서 더 강해지고 단단해질 수 있게 노력하는 모습으로 대신하겠다"고 강조했다.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브라질 히샤를리송이 대표팀 이재성과 황인범 사이에서 개인기를 하고 있다. [연합]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전반에만 4골을 내주며 끌려가다가 후반 백승호의 추격골에도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1-4로 졌다. 벤투호의 월드컵 여정도 이날로 끝이 났다.

그간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리며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은 황인범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벤투 감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벤투 감독에 대해 "내게 정말 감사한 분"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하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황인범이라는 선수를 왜 쓰냐, 저 선수를 뭘 보고 쓰냐, 무슨 인맥이 있기에, 무슨 관계라서 저 선수를 쓰냐고 외부에서 말들이 많았다"며 "내가 감독이라면 흔들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나를 믿어주셨다. 그분 덕에 내가 앞으로 더 큰 꿈을 가지고…"라고 말하더니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황인범은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기 시작한 2018년 9월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대표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황인범은 이후 미국프로축구(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러시아 루빈 카잔에서 해외 경험을 쌓았고, K리그1 FC서울을 거쳐 올여름엔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유니폼을 입고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