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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점 1위 명품 ‘갈색병’, 온라인서 2만원에 산다고? [언박싱]
부동의 면세점 1위 상품, 에스티로더 ‘갈색병’
수익화 전략으로 급선회한 이커머스 기업들
온라인 진입 장벽 낮춘 ‘명품 뷰티’
2박자 맞아 떨어져 2만원대 상품까지 등장
“MZ ‘명품의 대중화’ 가속화될것” 전망
갈색병으로 불리는 에스티로더 ‘나이트리페어 에센스 7세대’. [에스티로더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올리브영 온라인몰, 네이버쇼핑, 카카오톡 선물하기, 뷰티컬리, SSG닷컴, G마켓·옥션, 롯데온까지…. 이 모든 이커머스기업에서 너도나도 ‘우리가 최저가’라며 12월 들어 유난히 강조하는 기획 상품이 있다. 바로 ‘갈색병’이다.

에스티로더 에센스인 갈색병은 3년 전만 해도 해외 여행길에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대표적인 ‘명품 화장품’이었다. 100㎖당 가격은 10만원대 후반, 단독 세트 상품은 30만원대에 이르는 고가에도 뷰티 분야 인기 제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외 직구가 아니면 국내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명품 화장품 브랜드가 희소가치를 내세워 오프라인 판매 전략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5㎖, 30㎖, 50㎖ 등으로 소용량 세트 상품을 구성한 뷰티컬리-에스티로더 [뷰티컬리 제공]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이커머스 화장품 판매 페이지 상단부터 갈색병 특가 할인, 1+1 온라인 광고가 넘쳐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갈색병 저렴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했을 정도다. 쿠폰 적용이나 멤버십 혜택 등 중복 할인율을 계산해 갈색병을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게시 글도 수두룩하다.

고가의 갈색병이 이처럼 ‘만인의 아이템’이 된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올 하반기부터 이커머스기업들의 수익화 전략에 불이 붙었고, 이에 맞춰 명품 브랜드도 ‘매장 판매’ 원칙을 깨고 온라인 판매 전용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으로 명품 상품을 구매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소비자인 MZ세대가 부상했다.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커머스기업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고마진 상품인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한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쇼핑 대목인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판매 경쟁이 붙으면서 MZ세대를 유인할 ‘킬링 아이템’이 필요했다. 롯데·신라·신세계, 국내 3대 면세점에서 수년간 1위를 지킨 갈색병은 최적의 상품이었다.

소용량 상품으로 구성해 가격을 2만원대까지 낮춘 올리브영 판매 갈색병 제품들 [올리브영 온라인몰 캡처]

명품 브랜드도 상품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 10만 원 미만 명품 뷰티 세트 상품이 부쩍 늘어난 이유다. 실제로 에스티로더는 7㎖, 15㎖ 등 소규모 용량으로 2만원대, 4만원대, 6만원대 상품을 파격적으로 구성한 온라인 전용 판매 세트를 새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스티로더는 과거에만 해도 이커머스채널에서는 상품 판매를 안 하는 원칙을 고수한 명품 브랜드였다”라며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180도 바뀌었다. 온라인 판매 채널이 연말에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기획전’, ‘홀리데이 기획전’ 마케팅 등에 적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1층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를 새벽 배송이나 3시간 내 배송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이커머스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명품의 대중화’는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면 고가의 에센스를 구입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20~30대 고객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이는 갈색병을 비롯한 명품 화장품이 40~50대를 위한 전유물이 더 이상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색조 화장품이 아닌 스킨케어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갈색병은 백화점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 상위권을 꾸준히 차지해왔다. 컬리에서 올해 하반기(7~11월) 판매된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인 설화수와 헤라 판매량도 각각 전년에 비해 2배씩 증가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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