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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맥주 4캔 8000원”…10여년 만에 돌아온 ‘갓세일’ [언박싱]
이마트24 매대에 걸려 있는 문구. 윤병찬 PD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갓세일, 초특가, 무려 최대 할인, 덤 증정….

불과 닷새 전부터 눈에 자주 띄는 단어들이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 주요 매대는 물론, 이커머스 애플리케이션 상단 페이지를 장식한 이들 단어가 이전과 다른 건 단 하나다. ‘갓(GOD)’, ‘초’, ‘무려’, ‘덤’ 등 기존 상시 할인보다 더 큰 폭의 할인을 의미하는 강조 단어들이 더욱 활용됐다는 점이다.

10여년 만에 돌아온 ‘초특가’ 할인 전쟁
[영상=윤병찬PD]

지속된 고물가로 소비자의 지갑이 굳게 닫히면서 ‘초특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졌다. 경기 불황이었던 2010년 초반 유통가를 강타한 ‘10원 전쟁’이 회귀한 것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가성비 소비를 중시하는 고객을 겨냥한 상품 할인율이 최소 50%로 높아졌다. 이전 프로모션 행사 때와 같은 10~30% 수준의 왠만한 상품 할인은, 고물가 시대에 더는 소비자를 잡아둘 만큼 매력적이지 않아서다.

각 편의점은 상품별로 상시 진행하던 ‘1+1’ 행사를 더욱 늘렸다. ‘2+1’ 묶음보다 할인율이 높은 ‘1+1’ 구성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게 편의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 나아가 ‘오늘 단 하루만’, ‘무려 역대급으로’, ‘1시간 초특가’, ‘1만원 상점’ 등 다양한 문구와 이색 마케팅으로 차별화된 할인 경쟁에 나섰다.

GS25는 맥주, 스낵, 아이스크림, 계란 등 인기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행사 ‘갓세일’ 행사를 진행 중이다. 윤병찬 PD

GS25는 28일까지 인기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갓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두드러지는 행사 품목은 수입맥주다. GS25는 이 기간 수입맥주 4캔(버드와이저·스텔라 아르투아·호가든·기네스)을 8000원에 판매한다. 맥주 소비자가격이 오르면서 지난해 초 편의점 ‘맥주 4캔 1만원’ 공식이 깨졌는데, 오히려 이전 가격으로 회귀한 것이다.

물론 상시 가격이 아닌 행사가지만, GS25 관계자는 “납품 물량을 늘리고, 상품 매대를 넓히는 등 협상력이 발휘돼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수입맥주를 선보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물가 부담을 최소화하는 상품을 가성비 있게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GS25는 맥주. 스낵, 아이스크림, 계란 등 인기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행사 ‘갓세일’ 행사를 진행 중이다. 윤병찬 PD
‘왝더독’ ‘1만원 상점’…업계, 차별화에 사활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왝더독 마케팅’도 돌아왔다.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드는 뜻으로, 고객이 상품보다 덤이나 경품에 끌려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마케팅 용어다. 이마트24는 KB국민은행과 손잡고 3월 31일까지 5000원대 ‘돈(豚)드리는 은행도시락’ 2종에 2만3000원에 달하는 현금성 금융쿠폰을 넣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SSG닷컴은 3월 2일까지 ‘박싱데이’ 기획전을 열고 대용량 장보기 상품을 최대 40% 할인해 판매한다. 앞서 진행한 1만원 균일가 상품 기획전으로 단 이틀 만에 ‘이색과일 어메이징 박스’ 5000개가 완판되면서 추가 기획한 행사다.

“세일, 50%는 돼야”…‘생존 경쟁’된 할인 전쟁

업계가 초저가 전략으로 생존 승부수를 띄웠지만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1~2년 전만 해도 매출이 높으면 적자라고 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낙관론이라도 있었다”며 “국내 시장은 제한돼 있고 더 이상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는 시대다. 역마진이 커지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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