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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래서 삼성이 300조나 투자하는구나” 반도체 ‘1등 신화’ 주인공 세대 교체? [비즈360]

지난해 6월 30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임직원들이 화성캠퍼스에서 3나노 웨이퍼를 들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삼성이 향후 20년간 경기도 용인에 300조원을 들여 대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투자를 하기로 한 가운데, 올해 1분기 파운드리 매출이 ‘반도체 1등 기업’ 삼성의 상징인 D램 매출을 앞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파운드리 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메모리 시장 악화는 더 심화되면서 매출 역전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삼성의 파운드리(시스템LSI 포함) 매출은 D램 매출을 앞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램 매출은 4조1730억원, 파운드리(시스템LSI포함)는 7조2740억원으로 추정된다. D램 매출이 약 3조원 가량 적은 것이다.

KB증권은 D램 4조4000억원, 파운드리(시스템LSI포함)는 5조6000억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D램 5조1000억원, 파운드리(시스템LSI포함)는 5조5000억원으로 매출을 예상했다. 증권사들의 이런 추정이 현실화될 경우 올해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삼성의 파운드리(시스템LSI포함)사업이 D램 사업 매출을 앞서게 된다.

앞서 파운드리는 또 다른 메모리 사업인 낸드플래시 매출을 지난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을 보면, 파운드리가 D램 매출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약 7조293억원(53억91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D램 매출은 약 7조2246억원(55억4000만달러)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번 1분기에 파운드리가 D램을 추월하더라도 제품 간 판세 변화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연간 기준으로 파운드리의 우세가 지속될지 따져봐야 한다. 올해 3분기 이후 메모리 시황이 회복되면 다시 D램의 매출 규모가 대폭 상승, 다시 삼성 반도체 내 수익성 입지가 판가름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그럼에도 파운드리가 D램 매출을 앞서는 것 자체가 삼성 반도체 역사에 의미 깊은 일이라고 반도체 업계는 평가한다. D램은 삼성 반도체의 초일류 기술력의 상징과도 같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1983년 세계 3번째로 64K D램을 개발하며 반도체 사업을 태동시켰다.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을 개발하며 1위로 올라선 후 치킨 게임 속에서 30년 가량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메모리 시황 악화로 D램 매출은 하락세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올초 예상되는 복합적인 경제 위기 국면을 맞아 전자 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D램 가격이 지속 하락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월과 같은 1.81달러로 집계됐다. 2달러가 채 안 되는 것이다.

15일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연합]

D램 가격은 1월에 18.10% 급락한 후 2월에는 보합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새로운 협상이 없어 2월 PC D램 가격은 대부분 변동이 없었다”며 “여전히 상당한 공급 과잉 상태로, 현 시점에선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이다.

파운드리는 어느 때보다 업계 내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최근 삼성은 용인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인에 710만㎡ 규모의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국내·외 우수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및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등을 최대 150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직간접 생산유발 700조원, 고용유발 160만명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통해 글로벌 1위 파운드리인 TSMC를 제칠 교두보를 확보하겠단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현재 TSMC가 운영 중인 13개 팹(공장) 생산능력을 8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월간 약 336만 장에 이른다. 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능력(월 120만 장)의 3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그만큼 생산설비 확충을 통한 파운드리 기술력 우위 확보가 삼성의 당면 목표로 부각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2~3% 수준으로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는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강하지만 다시 소비 수요가 회복되면 파운드리 등을 중심으로 시장 활황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시스템 반도체 중요성을 감안할 때 점차 삼성 내 파운드리 사업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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