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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BS, 32억달러에 CS 인수
美 시그니처은행 속전속결 매각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키로 했다. 이로써 글로벌 금융시스템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를 모았던 CS의 위기는 일단 봉합됐다.

스위스 정부가 1000억달러(약 130조23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관련기사 3·8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은 기자회견을 통해 “스위스 연방 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SNB)의 지원 덕분에 UBS가 오늘 CS 인수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인수 총액은 32억3000만달러(약 4조2064억원)로,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SNB는 이번 인수 지원을 위해 최대 1000억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SNB는 “실질적인 유동성 제공을 통해 두 은행 모두 필요한 유동성에 접근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S 인수를 결정한 UBS는 향후 CS의 투자 은행 부문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합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랠프 해머스 현 UBS CEO가 맡는다. UBS는 가능하다면 연내에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악셀 레만 CS 이사회 의장은 “오늘은 CS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 시장에 매우 슬픈 날이다. 미국 은행의 최근 사태가 불행한 때 발생했다”며 “UBS와의 합병이 안정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CS는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에 재무구조가 악화한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겹치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CS가 무너질 경우 SVB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클 것이란 우려 속에, 스위스 금융당국뿐만이 아니라 미 금융당국까지 나선 결과 20일 아시아 증시와 함께 CS발 위기가 세계 금융 시장으로 확산하는 ‘블랙먼데이’ 사태는 모면하게 됐다.

스위스 정부는 이날 안에 인수 협상이 불발될 경우 CS의 부분 또는 완전 국유화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위기 타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스위스 정부는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 추가 유동성 지원을 통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방 의회 역시 이 같은 조처가 CS와 스위스 금융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가장 적절한 해법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그나치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도 “UBS의 CS 인수가 스위스 금융 시장에 신뢰를 제공하는 최고의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FINMA는 이번 인수 타결 이후로 두 은행의 모든 사업 활동은 차질 없이 계속될 것이며 금융시장 안정성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린 켈러 서터 재무장관은 “(이번 인수는) 다른 어떤 시나리오보다 국가와 납세자, 세계 금융 안정성에 있어서 위험이 작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조처는 구제금융이 아니라 상업적 해법”이라며 “세계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파산은 세계 금융 시장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금융 당국도 위기에 몰린 중소은행들의 새 주인 찾기를 서두르며 혼란 잠재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시그니처은행을 뉴욕커뮤니티은행 자회사인 플래그스타은행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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