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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반기 든 국방 장관 해임…내각 분열로 번진 이스라엘 ‘사법재편 ’갈등
“사법 개편이 안보 위협” 연설 하루만
지지자들, 고속도로 점거하며 항의 시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난 25일 TV 연설에서 사법 개편안을 비판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권이 사법부를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사법개편안에 반기를 든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사법개편안에 공개 반발하는 고위 공직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규모 항의 시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 정국이 총체적인 혼돈에 빠져들면서, 여론 반대에도 사법 개혁을 밀어 붙이려던 네타냐후 총리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6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는 단 한 줄의 성명을 통해 해임 사실을 밝혔다. 갈란트 국방장관이 네타냐후 총리의 영국 공식 방문 중 사법 개혁 중단을 주장한 지 하루 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위터에 “복무를 거부하는 자들에 결연하게 맞서야 한다”고 썼다. 이날 따로 갈란트 장관을 불러 국방부 수장으로서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갈란트 장관은 해임이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는 항상 내 삶의 사명이었고 앞으로도 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지난 25일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연립정부에 대해 ‘사법 정비’라는 이름으로 추진 중인 입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몇 주가 군 장교들과 사법 정비 계획에 논의했는데 그들의 의견에 대해 나는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내가 목격하고 있는 강렬한 분노와 고통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며 “사회의 분열이 군 내부까지 퍼졌고 이는 국가 안보에 즉각적이고 실재하는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갈란트 장관의 발언에 대해 “총리의 신뢰를 잃었으며 해결책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 개편안을 반대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해임에 항의하고 있다. [AP]

갈란트 장관의 해임이 발표되자 수천명의 시민들이 항의를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텔아비브의 주요 고속도로롤 막았고 일부는 불을 지르기도 했다.

갈란트 장관의 해임을 두고 이스라엘의 정치적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갈란트 장관의 해고에 대해 “새로운 최저치”라고 꼬집으며 “네타냐후 총리가 장관을 해고할 수 있지만 광기에 맞서는 이스라엘 국민을 해고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전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베니 간츠 야당 국회의원은 “오늘 밤 네타냐후 총리는 안보보다 정치와 자기 자신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사프 자미르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갈란트 장관의 해고 결정 직후 자발적으로 사임했다. 그는 사임 서한에서 네타냐후 정부의 움직임을 “위험한 결정”이라고 부르며 “사법 개편이 우리 민주주의 체제의 기초를 훼손하고 우리나라의 법치를 위협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정부가 발표한 사법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판사 임명을 통제하고 대법원의 결정을 무효화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방해하기 위해 이같은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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